문학동네
악공, 아나키스트 기타(문학동네포에지030)
도서정보 : 신동옥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18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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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를 되살리고자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시작했던 문학동네의 [포에지 2000] 시리즈. 그 맥을 잇는 [문학동네 포에지] 시리즈가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문학동네 포에지] 30번째는 신동옥 시인의 『악공, 아나키스트 기타』이다.
“54편을 엮어 만든 『악공, 아나키스트 기타』(랜덤하우스, 2008)를 그대로 되살리려 노력했다. 다만, 지금의 눈으로 살피려 해도, 그때의 마음으로 품으려 해도 쉬이 보아 넘기기 힘든 5편은 버렸다. 나머지 49편을 초판의 구성과 순서 그대로 실었다.
우려했던 대로 ‘악공’은 내 페르소나가 되었다. 한동안은 부러 악공을 등지고 썼다. 악공은 힘이 셌다. 악공과 드잡이하며 일인칭을 단수에서 복수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그러고 나서야 적과 사귀는 이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
- 개정판 시인의 말 중에서
구매가격 : 7,000 원
데어 데어
도서정보 : 토미 오렌지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14일 /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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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목소리,
뜨겁게 박동하는 단 하나의 이야기,
강렬한 현재 시제로 다시 쓰이는 ‘도시 인디언’의 삶.
“이것은 21세기 문학이 마침내 우리 앞에 당도했음을 알리는 거대하고 우렁차고 폭발적인 소리다”(말런 제임스, 소설가)라는 찬사와 함께 미국 문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긴 신인 작가 토미 오렌지의 데뷔작 『데어 데어』가 출간되었다. 깊은 울림을 남기는 진실한 목소리로 현대 아메리카 원주민의 삶과 고뇌를 탄탄하고 강렬한 서사에 담아낸 이 작품은 2018년 출간 즉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펜/헤밍웨이상(2019)과 미국도서상(2019),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존 레너드 상(2018) 등을 수상했고 퓰리처상(2019)과 앤드루 카네기 메달(2019) 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또한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타임] [보스턴 글로브] 등 각종 언론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을 뿐 아니라,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해 최고의 책 중 하나로 뽑기도 했다.
소설의 제목인 ‘데어 데어(There There)’는 작품 속에서도 언급하고 있듯, 시인이자 소설가인 거트루드 스타인의 말에서 따온 것이다. 거트루드 스타인은 『모두의 자서전(Everybody’s Autobiography)』에서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오클랜드에 더이상 옛 모습이 남아 있지 않다는 의미로 “거기엔 그곳이 없다(There is no there there)”라고 이야기했는데, 작가는 이 글귀를 처음 보고 아메리카 원주민이 처한 현실에 꼭 들어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온 외지인들의 침략과 수탈로 생활의 터전과 삶의 방식을, 수많은 목숨을 빼앗긴 원주민들에게 미국은 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만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땅이나 다름없다. 또한 그 상실된 땅 위에서 원주민은 사회의 저편으로 밀려나며 역사에서도 현실에서도 지워져갔다. “거기엔 그곳이 없다”라는 역설적 명제는 부재 속에서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아야 하는 원주민들의 내적, 외적인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구매가격 : 10,500 원
먼길로 돌아갈까?
도서정보 : 게일 콜드웰 / 문학동네 / 2021년 09월 30일 /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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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 작가 게일 콜드웰
『명랑한 은둔자』 『욕구들』의 작가 캐럴라인 냅
두 사람이 나눈 깊은 우정과 애도의 연대기
★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 〈타임〉 선정 2010 올해의 논픽션 10
★ 〈워싱턴 포스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USA 투데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O: 오프라 매거진〉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2010 올해의 책
『먼길로 돌아갈까?』는 미국의 문학평론가이자 퓰리처상 수상 작가 게일 콜드웰이 『명랑한 은둔자』 『욕구들』의 작가 캐럴라인 냅을 만나 나눈 특별한 우정과, 그녀를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떠나보낸 뒤 찾아온 애도의 시간을 그린 에세이다. “따로 있을 때는 겁에 질린 술꾼이자 야심찬 작가이며 애견인”이던 두 사람이 가족보다, 때로는 연인보다 가까운 관계를 맺고 특별한 마음을 나누었던 7년의 기억이, 예기치 못한 상실과 그 이후의 시간을 온몸으로 견뎌낸 기억이 담담하고도 섬세한 문장으로 펼쳐진다.
구매가격 : 10,500 원
계간 문학동네 2021년 가을호 통권 108호
도서정보 : 문학동네편집부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14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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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는 문학의 존엄과 자긍을 다지며, 한국문학의 미래를 열어가는 젊은 문예지입니다. 우리 문학의 드높은 성취를 갈무리하며, 문학의 미답지를 개척, 수호해갈 『문학동네』는 문학의 진정성을 채굴하는 든든한 굴착기로서, 매호 돋보이는 기획과 성실한 편집으로 두고두고 귀한 자료로서 가치를 지니는 고급 문예지입니다.
구매가격 : 7,500 원
와일드 게임
도서정보 : 에이드리엔 브로더 / 문학동네 / 2021년 09월 13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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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하고 사랑에 빠질지는 통제할 수 없어, 안 그래?”
한 번의 키스, 그 이후 엄마는 아빠의 가장 친한 친구와 헤어날 길 없는 사랑에 빠졌다
진솔한 고백으로 미 전역을 사로잡은 화제의 베스트셀러!
〈워싱턴포스트〉·〈피플〉·NPR·굿리즈 선정 2019년 올해의 책
바닷가에서 맞이한 여름, 그는 들판과 바다에서 야생의 고기를 잡아왔고 엄마는 저녁 식탁에 먹음직스러운 성찬을 차렸다.
매력적이고 복잡한 엄마에게 매혹된 딸의 이야기와 그 복잡한 사연의 멋진 결말!
에이드리엔이 열네 살이던 7월의 어느 더운 밤, 케이프코드에서 말라바는 한밤중에 딸을 깨워 충격적인 고백을 하고, 그 고백은 앞으로 그들의 인생행로를 결정짓는다.
“그가 방금 내게 키스했어.”
에이드리엔은 대번에 엄마가 속을 터놓는 친구이자 조력자 되고, 엄마의 갑작스러운 햇살 같은 관심 속에서 활짝 피어난다. 엄마는 딸의 도움을 받으며, 남편의 가장 친한 친구와 불륜 관계를 계속 이어가는데……
『와일드 게임』은 오랫동안 관심을 받을 탁월한 회고록이다. 이 책은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이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어떻게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내린 선택을 정화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거짓말을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 들려준다. 이 책은 회복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이며, 우리는 궁극적으로 부모에게서 경험한 부모의 모습이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구매가격 : 10,500 원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
도서정보 : 요네자와 호노부 / 엘릭시르 / 2021년 10월 07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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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어느 무엇보다
마카롱이 흥미진진해!”
‘소시민’ 시리즈, 스핀오프 4년 만에 출간!
오사나이에게 이끌려 새로 연 디저트 가게로 향한 고바토. 오사나이가 노리는 가을철 한정 신작 마카롱은 세트 메뉴로 세 개가 한 세트. 그런데 오사나이의 접시에는 마카롱이 네 개. 영문을 알 수 없는 네 번째 마카롱의 정체는? 일상의 평온을 위해 소시민을 지향하는 오사나이와 고바토는 과연 소시민의 삶을 사수할 수 있을까?
학교를 배경으로 일상의 사건들을 다룬 ‘고전부’ 시리즈와 함께 요네자와 호노부의 대표 시리즈로 꼽히는 학원 청춘 미스터리 ‘소시민’ 시리즈.. 그 스핀오프 작품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가 한국에서 4년 만에 출간되었다.
구매가격 : 10,400 원
젠더 트러블
도서정보 : 주디스 버틀러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0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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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이론가 주디스 버틀러의 대표작
퀴어 이론의 창시자이자 후기구조주의 페미니즘의 대표적 이론가, 주디스 버틀러의 대표작 『젠더 트러블』. 이 책에서 저자는 여성 없는 페미니즘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섹스/젠더의 이분법을 허물면서 기존 페미니즘 정치학에 도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젠더화된 삶에서 가능한 것은 무엇인가 라는 생각 자체가 습관적이고 폭력적인 전제로 인해 배제되는 방식들을 보여주고자 했다.
제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 '섹스/전더/욕망의 주체들'은 페미니즘 주체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을 모색하며 뤼스 이리가레나 모니크 위티그의 문제의식을 끌어와 이들의 기여와 한계점을 밝히고자 하였다. 여성이라는 '범주'가 없는 페미니즘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문제 제기가 펼쳐진다.
제2부에서는 라캉의 정신분석학을 비판하면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부분적으로 수용한다. 3부에서는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모성적 몸과 기호계 논의를 비판하고, 위티그나 푸코 논의의 장점과 한계를 지적하면서 버틀러 자신의 독특한 젠더 논의를 정리해나가고 있다.
구매가격 : 16,500 원
대답이고 부탁인 말 (문학동네시인선160)
도서정보 : 이현승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01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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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후회의 편에서 만들어지고
기도의 편에서 완성된다고 할까”
실패라는 삶의 형식 속 목마른 질문들을 통해 간절히 바라게 되는
대답이고 부탁인 말, 안녕
문학동네시인선 160번째 시집으로 이현승 시인의 네번째 시집을 펴낸다. 『생활이라는 생각』 이후 6년 만의 신작 시집이다. 2002년 『문예중앙』을 통해 등단해 20년 가까이 시인으로 살아온 그, 난해하지 않은 시어와 현실에 공고히 발 디딘 문제의식을 통해 살아감과 살아짐의 문제에 천착해온 그의 새 시집에는 우리가 서로의 쓸쓸함과 씁쓸함을, 외로움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는가, 그로써 어떻게 가까스로 인간일 수 있는가 골몰한 흔적이 가득하다. ‘그럴수록 되물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모두 실패한 적이 있지만,’ ‘자두를 골라내면서’ ‘안녕이 되고 싶어’라는 부제목들에서 시집의 뉘앙스를 짐작할 수 있다. 총 4부로 나뉜 58편의 시편들은 “후회나 기도나 우리가 할 수 없었던 일 또는 할 수 없는 일에 대한 것이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아파하고 풀리지 않는 일을 간구하면서 우리는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평론가 오연경, 해설에서)이 되는 게 아닐지 묻는다.
구매가격 : 7,000 원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도서정보 : 그래디 헨드릭스 / 문학동네 / 2021년 09월 1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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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모여서 잔혹소설을 읽는 동네 북클럽 5인방!
새 이웃으로 위장한 뱀파이어로부터
동네를 지키기 위해 유혈 낭자한 임무를 수행하다!
39세 주부 퍼트리샤는 일중독자 남편과 두 아이, 그리고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살고 있다. 일상의 유일한 즐거움은 다른 주부 친구들과 결성한 호러북클럽에서 잔혹소설을 읽는 것. 어느 날 저녁, 그녀는 이웃 노부인에게 이유를 알 수 없는 공격을 당하고 이를 계기로 노부인의 조카 제임스와 교류하게 된다. 준수하고 매력적인 이 남자가 퍼트리샤의 일상으로 성큼 들어온 한편, 유년기의 사고로 눈을 다쳐 햇빛을 보면 눈물을 흘리곤 한다는 그의 사연이 측은함까지 자아낸다. 그러나 제임스를 알아갈수록 매력적인 면모만큼 미심쩍은 구석도 많다는 걸 감지한 퍼트리샤는 북클럽 친구들과 함께 그의 정체를 파헤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데……
구매가격 : 12,000 원
비에 도착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시간에 온다 (문학동네시인선 158)
도서정보 : 신용목 / 문학동네 / 2021년 09월 27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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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순간이 있지/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일들이 있어서”
존재하던 것이 사라져버리는 필연적 운명을 지연시키고자 하는 시인의 특별한 시간운용법
백석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노작문학상 수상 시인 신용목 신작 시집
2000년 『작가세계』로 등단한 이후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신용목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이 문학동네시인선 158번째 시집으로 출간되었다. 소시집으로 묶은 다섯번째 시집 『나의 끝 거창』(현대문학, 2019)에 나고 자란 곳이자 떠나온 곳, 지키고 싶은 시절이자 지우고 싶은 시절을 품은 곳 ‘거창’을 전면에 드러낸 자전적 이야기가 담겼다면, 그 전후에 쓰인 시 53편이 일곱 개의 부로 나뉘어 이번 시집 『비에 도착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시간에 온다』에 묶였다.
시인은 시간을 새로이 운용하는 자다. 지나버린 시간과 돌이킬 수 없는 관계에 대한 천착이 빚는 슬픈 아름다움이 시인을 그리 만들었다. 존재하던 것이 사라져버리는 필연적 운명을 지연시키고자 하는 시인 특유의 시간운용법이 이 시집 전반에 드리워 있다. 있었던/있는 것을 끝까지 포착하기, 그것에 대해 말하기, 지켜내기. 시간을 멈추어서라도. 덕분에 우리는 이 간절한 지연의 세계 속에서 “하나의 빗방울과 다른 빗방울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어서” “영혼의 핀셋을 나무의 긴 손가락에 쥐여주고, 계절의 톱니바퀴에 감긴 울음과 울음의 결들을 다 뽑아 한낮의 푸른 잎으로 달아놓을”(「시간은 취한 듯 느리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 여기서 사라지는 것이 있다 물 끓는 소리에서 피어나는 물방울처럼
창문 너머 공터에는 단독주택이 들어서고 있다
책장으로 가 시집을 펼치고 ‘라일락’이라는 글자 속에서 라일락 향기를 찾는다
지금 사라지는 것이 있다
텔레비전을 켜면
사랑해요, 고백은 영원히 죽지 않아서 사람이라는 숙주를 갈아타고 갈아타고
사랑해요, 지금쯤 저 배우는 퇴근했겠지
고백으로부터
여기서 사라지는 것이 있다 수없이 지나간 일요일이 덩그렇게 남겨놓은 오후
아파트에 살면서 갖다놓은 화분
17층 공중의 작은 땅
_「생활사」에서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일들이 있어서”(「예술영화」) 시인은 말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어느 비 오는 날, “가로등은 그대로 멈춰버린 거대한 빗방울 바닥에 부딪쳐 흩어지기 직전의 시간을 매달고 있는 단 하나의 순간”,이라고 씀으로써 그 순간을 봉인하고자 한다. “그러면 보인다”. “내가 늘 끌고 다녔던 마음 아니/ 묶어놓았던” “개라는 빗방울”이(「유령 비」).
있었던/있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시집 곳곳에 무언가 ‘끓고’ 있다. 가령 주전자 속에서 물이 끓고 있다. 물이 졸아들고 주전자는 텅 비겠으나 그 수증기는 조용히 구름이 되고, “구름의 발”로써 지상에 닿는 비. 그렇게 “주전자를 새까맣게 태우며 오는/ 비”를 떠올려보자. 주전자 속 물은 사라져버린 것인가. 하늘과 땅을 잇고 스미는 비와 무관한가.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는 없고 “어떤 이별도 남아 있지 않은 인연에게/ 남은 것”(「구름 제조법」)이 더는 없다 단정할 수 없다. “‘형태 없는’ 가능성에 형식을 입히는 작업에 복무하는 사람, 그가 곧 시인인 셈이다. 이 시인 파수꾼은 단지 과거의 어느 영광된 시간을 지켜내는 데 관심을 두고 가만히 있는 사람이 아니라, 많은 존재가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가능성을 지켜내고자 성실하게 움직인다. (…) 신용목의 시는 몇몇 글자에 욱여넣을 수 없는 삶, 그것을 짊어지고 있는 세상의 숱한 존재에 대해 ‘영영 모른다’고 고개 돌리지 않고 그 존재 자체가 여러 시간성을 복합적으로 품으면서 ‘있는’ 순간을 드러내고자 한다. 시는 그런 것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다. ”(양경언, 해설에서)
1부 ‘비’를 시작으로 ‘배’ ‘밤’ ‘새’ ‘끝’ ‘꿈’ 그리고 다시 7부의 ‘비’로 이어지는 일곱 개의 부 나눔. 신중히 나뉜 각 부의 열쇳말인 듯, 진실이 응축된 결정적인 한 음절인 듯, 그것을 가만히 입안에 머금고 신용목 시인이 파수꾼처럼 지켜낸 세계를 가만히 거닐어보기를. 그러다 만난 이가 건넨 우산을 펼쳐 가만히 머리 위로 써보았을 때, 비로소 쏟아지는 비를, 그 비가 적시는 것을 새로이 마주하게 될 것이다.
구매가격 : 7,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