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모스크바에서 피어난 뜨거운 사랑, 그리고 묵직한 삶의 파편들, 다양한 삶의 그림자를 애잔하게 그려낸 작가 공영희의 소설집이다. 우리는 그의 소설들에서 관통하고 있는 법칙을 발견하게 된다. 공영희 작가의 소설에서의 인물창조는 예술인, 스님, 그리고 드물게는 노동자이지만, 그들 모두 떠돌이 삶을 사는 인간이라는 점과 그들의 삶을 단편적으로 그리고는 있지만, 그들의 머릿속에서 노마드 의식과 다분히 불교적인 관념들이 녹아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것은 곧 작가 공영희의 세계관이며 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