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별 하나 둘 헤아리는 밤
사월이 가기 전에
나를 삼킨 빛
중독
바다 한 가운데 살고 싶다
서리가 내린다
친구에게1
친구에게2
저녁바람
소중한 꿈을
하늘 뵈는 숲속에
당신과 나의 미리내
계절의 교차로
삶에게
운명
별 하나 둘 헤아리는 날
어둠을 위하여
너무나 당당한 내가
겨울이 겨울을
한 톨의 씨앗을
가슴 저리도록
내 가슴에
가을 끝 수줍음
2 하염없이 내리는 저 비는
내가 보이지 않는다
한밤 중 커피를 내리다
나의 절반을 묻은 사연
미움을 미워하고 미움까지
가을 스케치
창 안
수줍은 밀회
한 방울이면 되는 걸
하늘, 그리고 나
하염없이 내리는 저 비는
어디로 가야 하나
바라는 바가
절망을 쉬고 싶다
미망의 시간에서
낮잠의 소묘
할머니의 감자
크리야1
크리야2
오랜만에 평화롭다
가을비는 다시금 젖는다
파랑새가 그립다
잼처
작고 슬픈 응고는 말한다
난 그대의 바람일 뿐
내 안에서 사라지도록
3 토라진 겨울 하늘 끝에서
소금 기둥
그 산에 아다지오는 없다
집으로 가는 길
보슬비 내리는 날
은수자
향을 피우는 까닭
둑이 무너지는 소리
기억 속으로 화분 하나를
내겐 의자가 없다
숨 막히도록 화려한 아침을
양송이 볶음과 빈 집
내 앞에 있습니다
거만한 슬픔까지
단순함을 위하여
쓴웃음 지으며
할퀴고 또 할퀴는
마농의 샘
그대는 나의 당신
토라진 겨울 하늘 끝에서
번지 없는 대문
결코 액자만 아니다
당신입니다
그렸다 지우고 또 그렸던
그대는 간 곳이 없네
봄은 왔는가!
4 지난 날 아픔을 보내고
초라한 제물로
보이지 않는 밀어
선홍빛 미소 뒤
침묵을 담은 그리움
차가운 세월
그림자 묶기
사람과 사람 사이
겨울 창가에서
모순 그리고 모순
보이지 않는 돌
그래도 서 있어야 한다면
차라리 종이 되어
어지러움
아름다운 톰새
은행을 터는 사람들
詩에게 묻는다
슬픈 영화
플라스틱 통에 담긴 꽃
신이시여!
지난 날 아픔을 보내고
따름과 불복
레퀴엠을 듣고 싶다
나의 올케
〈해설〉군중 속에 갇힌 자아 / 이만재[시인,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