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에 한시(漢詩) 짓기를 시작으로 아동문학, 시, 시조 여러 장르에 기초를 다졌으나 서른이 넘어 한시와 시조만을 흉내내다가 여든을 눈앞에 두고 창작을 마무리한다.
『無花果』 『가지에 걸린 紙燈』 『아침 山行』 『팔공산 가는 구름』 등 네 권의 시조집을 냈고, 한 권 더 낼 분량은 되나 그것까지 묶어 선집 한 권을 내고 시업(詩業)을 마무리하려 『山紫水明』이라 제호했다.
읽는 이의 가슴에 감흥을 일으키지 못하고 보는 이의 안목(眼目)에 차지 않음을 알면서도 결례를 범하는 것만 같다.보는 이의 눈에 피로나 더하지 않고 행여 공감할 수 있는 시구(詩句)가 더러 있기나 한다면 더없는 보람으로 여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