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시와 산문』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한 전종대 시인의 시집. 그의 시는 우리 시대가 지닌 대지와의 불화와 병적인 상태를 극복하고 다시 대지적인 삶의 건강성과 자연성을 회복하려는 노래이다.날씨가 흐려진다 / 창문을 타고 흘러내리는 촉촉한 기억 / 한 삽 푹 떠 뒤집으면 / 수십 마리의 지렁이들이 꿈틀거리던 거름더미 / 거대한 함성, 자유다, 살아있음이다 / 그 지렁이들처럼 꿈틀거릴 수만 있다면…… (「지렁이가 밟고 간 길은 뜨겁다」 1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