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우리 나라 대표적 신소설 작가인 이인직(李人稙, 1862~1916) 장편소설의 하나로 한국 근대소설의 원조(元祖)라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국초(菊初) 이인직은 1900년 관비 유학생으로 유학하여, 일찍이 신문명을 접한 선각자로 ≪국민신보≫, ≪만세보≫, ≪대한신문≫ 등의 주필 사장을 지내면서 , , , 등 많은 작품을 발표하여 근대문학을 개척한 작가다. 은 1906년 10월부터 1907년 5월까지 ≪만세전≫에 연재되었다가 상권이 1907년 광학서포에서, 하권이 1908년 중앙서관에서 각각 간행되었다. 1900년대 초 구한국 말의 춘천과 서울을 무대로 하여 가난한 집의 태생으로 양반첩으로 갔다가 본부인의 투기에 의해 비극의 운명을 겪게 되는 길순이라는 여성의 한 많은 삶을 다룬 소설이다. 신분적 질곡이 가져다 준 '첩의 삶', 그 비극적 운명을 뼈저리게 인식하며 가련한 생을 살아야 하는 길순과 그 반대로 표독하기 그지없는 성격의 소유자로 질시와 투기로 길순의 삶을 비극으로 몰고가는 김 승지의 본부인, 그리고 그 와중에 우유부단하게 처신하는 양반 김 승지, 또한 개인의 이익과 속량(贖良)을 위해서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점순과 최가, 그리고 길순의 부모 강동지 부부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가정사는 가히 구한말 격동과 혼란기의 가정사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일찍이 소설가 김동인은 의 문학사적 위치를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