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현실에 머물러 있는 죽은 자들의 목소리!
2005년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가 박진규의 첫 소설집 『교양 없는 밤』. 진실과 허위로 가득 찬 현실세계를 독특한 상상력으로 조명했던 장편소설들과는 달리, 이번 소설집에서는 고즈넉하고 쓸쓸한 인간의 삶과 죽음의 문제, 개인의 역사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기발한 상상력을 더해 독특한 이야기들을 선보인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어렸을 때 엄마와 먹었던 국수를 떠올리는 남자, 매일 아침 눈뜨면 나타나 어딘가를 가리키는 죽은 아내, 인간의 체액을 빨아먹고 살아가는 흡혈귀 같은 존재들, 시공간을 잃어버린 굴절된 남녀, 자살한 영혼들을 수거하는 국가기관 요원 등…. 여덟 편의 이야기는 우리 곁에 존재했지만 결국 사라져버린 존재들을 다시 불러들인다. 만날 수 없고 숨결을 느낄 수 없는 사람들의 쓸쓸하고 덧없는 시간을 기억과 추억의 마술로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