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은, 신작 소설집
오랫동안 기다려온 여덟 편의 이야기
황정은의 세번째 소설집 『아무도 아닌』에 실린 작품들은 한 권의 단행본으로 묶여 나오기 전부터 이미 활발하게 읽히고 회자되어왔다. 이는 이번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이 차마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충격적인 사건들을 경험하며 살아야 했던 시기에 쓰였다는 사실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이 세계의 시민이자 작가로서 황정은이 그 시간을 정직하게 통과해오면서 놓지 않았던 고민의 흔적과 결과들이 특유의 낭비 없이 정확하고 새긴 듯 단정한 문장들로 남았다. 그러므로 여덟 편의 작품을 한데 모아 읽는 일은 단순히 훌륭한 예술작품을 경험하는 것을 초과하여, 지금 이 순간 바로 인간이라는 삶의 자리에 독자인 자신을 다시금 위치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