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수로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온 소설가 권유의 소설집. 좌익 콤플렉스(red complex)와 연좌제(連坐制)에 절망하고 마는 그런 세대 사람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은 , 나이는 들고 직장도 없는 50대의 어느 사내가 요정에 나가는 딸의 화대를 가로채어서 그나마 가정에 가장으로서의 체면을 근근이 유지해 나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답답한 이야기를 담고있는 , 내림무당의 한(恨)이 서린 어느 집안의 이야기로, 그 내림무당을 거부함으로 집안이 문을 닫고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 등 총 10편의 화제작들을 모아 엮었다. 소설을 쓰려고 마음먹으니 그 소설을 한 편 쓰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오랫동안 긴장감을 요구하기 때문에 선뜻 컴퓨터 앞에 다가앉기가 망설여진다. 아니 그것은 엄살이다. 남들은 장편 하나를 불과 한두 달에 끝내는데 그딴 단편 하나 쓰는데 벌써부터 두렵다느니, 그 긴장감이 견디기 힘들다느니 하고 호들갑을 떠는 것을 보니 소설을 아예 안 쓰겠다는 말인지, 아니면 그의 능력이 의심스럽다는 의미가 다분히 내포된 듯도 하다. 간단히 소설 하나를 외국의 포르노 비디오를 보고 번안형식으로 무대와 등장인물만 바꿔서 그대로 써서, 인간의 성심리(性心理)를 리얼하게 파헤친 근래에 보기 드문 역작이니, 아니면 외설소설이니 하는 시빗거리를 만들어서 이름을 날리는 방법도 없지 않아 있을 수도 있다. 외설시비로 소송이라도 걸려서 매스컴이 뒷받침만 해 준다면 짭짤히 돈도 좀 만질 수도 있을 것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비디오테이프를 본다. 그리고 이내 끈다. 그 내용은 안봐도 다 안다. - 질투 본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