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폭의 풍경화처럼 그려진 1960년대의 내기바둑꾼들의 우울한 자화상' 이 소설은 당신을 1960년대 서울 종로으 뒷골목으로 인도한다.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군상들... 내기바둑판에 얽힌 이들의 이야기에서 진한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긴다. 쏠쏠한 재미와 구수한 말맛, 연출되지 않은 한 편의 다튜멘터리처럼 우리네 삶의 한 쪽 모습이 생생하게 눈 앞에 그려진다. 이 책은 시조로 등단한 최중태씨의 첫 소설로 바둑 내기꾼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서울 종로 2가의 서울기원을 나오던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실화이다. 아직 경제개발 이전인 60년대 중반 무렵을 배경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며 경마장이나 복권 등의 내기에 몰두하던 사회적 상황을 그려내고 있다. 내기바둑에 몰두하며 사랑과 결혼의 양립을 믿지 않는 국문학도 서유철, 그런 그를 사랑하는 수현, 서울기원의 각양각색의 사람들…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은 내기바둑판에서 그 출구를 찾고 있다. 이들이 엮어내는 우울한 삶의 모습은 IMF의 경제적 혼란 속의 우리 사회와 많이 닮아 있다. 바둑이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를 구수한 문체로 담아 국기원의 세계를 보여준다. 짐짓 꾸며낸 흔적 없이 적절한 긴장감과 로맨스로 소설적 재미를 잃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