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유진의 소설집.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한 표제작 '늑대의 문장'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신선한 상상력과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인위적인 접속을 생략한 채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단문들의 연쇄가 이 그로테스크한 풍경을 적절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늑대와 더이상 구분되지 않는 개떼, 까마귀, 거대하고 어두운 나무,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속, 마을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폭우와 지진, 코끼리, 낙타, 깊은 밤의 안개, 공사장, 어둠, 고요, 먼 곳에서부터 들려오는 노랫소리, 악몽…. 작가는 소설 속에서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아름다운 어떤 풍경들을 그려내고 있다. 원인 모를 폭사가 전염병처럼 사람들을 덮치는 '늑대의 문장', 저수지가 범람하여 실족사가 일상이 되는 '목소리', 바람이 세상을 삼키는 '마녀', 지진이 수백 명의 생명을 순식간에 앗아가는 '움', 면접을 망친 후 서쪽으로 달리는 버스를 타는 '낙타 관광' 등 모두 아홉 편의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