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 등장한 작가의 첫 소설집. 수록된 단편들은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올해의 문제소설’ 등에 발표한 작품들이다. 11편의 소설들은 명랑성과 비애가 결합되어 생겨났다. 일상과 맞닿아 있는 작가만의 환상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은 특유의 유머와 명랑함을 무기로 때론 심드렁하고 아무렇지 않게 드러난다. ‘모자’는 “세 남매의 아버지는 자주 모자가 되었다.”로 시작한다. 세 남매는 아버지가 아무 데서나 모자가 되는 바람에 자주 이사를 다녀야 하는데... 아버지에겐 모자가 될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다. ‘문’은 등 뒤에 남들이 볼 수 없는 문이 달려 있는 m의 이야기. 그곳에서는 한 할머니가 나오기도 한다. 표제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는 평범한 동물원의 소풍을 다룬 소설. 하지만 그곳은 어느 순간 낯선 세계로 바뀌어버린다. ‘무지개풀’에서 공간에 대한 작가의 환상은 간이풀장으로 이어진다. 거실을 꽉 채우고도 남는 간이풀장 속에서 물놀이는 부조리극의 한 장면으로 탈바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