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현대문학」에 단편 '뱀꼬리왕쥐'를 발표하며 등단한 82년생 작가 염승숙의 첫 번째 소설집. 등단작 '뱀꼬리왕쥐'와 표제작인 '채플린, 채플린' 연작을 포함, 올해 여름까지 발표한 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염승숙의 소설은 기본적으로 규범적 언어, 문학적 언어로부터 소외된 존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등단작인 '뱀꼬리왕쥐'에서 꼬리뼈 전문 물리치료사인 '나'는 쉴새없이 볼칵거리며 솟아나는 환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거센 빗줄기가 쏟아지는 어느 날 밤 '나'는 퇴근하는 길에 뱀꼬리왕쥐를 만난다. 뱀꼬리왕쥐는 '나'에게 꼬리뼈를 주면 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데…. 표제작 '채플린, 채플린'에는 밤에는 장례식 문상객으로, 낮에는 가짜 하객 역할을 하며 별 존재감 없는 삶을 살아가는 모철수씨가 등장한다. '여봇씨요 사나이'는 "여봇씨요" 하고 말을 건네고 곧바로 채플린으로 만들어버린다. 어느날 예식장을 빠져나가려는 찰나, 누군가 뒤에서 "여봇씨요" 하고 모철수씨의 어깨를 톡 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