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하나의 세상 속 우리가 바로 그 별들”
자신의 길을 고민하며 탐색하는 젊은 영혼의 시상(詩想)
시(詩)의 가장 큰 가치는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시는 주변의 작은 조약돌 같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언어를 끊임없는 고민과 탐색을 통해 도야하여 아름다운 보석 구슬과 같은 존재로 탈바꿈시킨다는 면에서 높은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단어의 의미와 발음의 소리, 그리고 언어의 리듬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한 사람의 영혼을 다한 사색으로 정제된 시집은 그 자체로 거대한 세계를 담고 있다. 또한 이러한 세계가 담긴 시집을 읽는다는 것은 하나의 모험(Adventure)라고 일컬어도 무방할 것이다.
이 시집 『ADVENTURE & DESTINY』는 시와 문학에 대해서 깊은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창작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한 젊은 시인의 문학적 사색과 고뇌를 보여주는 세계로의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분위기를 강하게 뿜어내는 시 속 세계에서 시인의 자아를 대변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는 화자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뇌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정제된 언어로 풀어낸다. 한 인간의 강인하면서도 때로는 연약한 감정들. 이를테면 기쁨과 실망, 자신감과 두려움, 패배와 승리에 대한 솔직한 고백은 시를 읽는 독자들의 가슴에 화자의 가장 깊은 감정의 부분이 와 닿는 경험을 하게 할 것이다.
1부 ‘Adventure & Destiny’는 저자가 필리핀의 Acacia Waldorf School에 재학하면서 보아 온 자연 속 시상,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 온 수많은 감정을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느낌의 언어로 다루고 있다. “사람들이 시의 아름다움을 알아주고 어떻게 하면 언어를 아름답게 이용할 수 있을지를 알게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말처럼 일상적인 자연과 풍경이 아름다운 시로 변화하는 모습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2부 ‘Life is a open an open door’는 초등학생 때부터 시를 써 온 저자가 어린 시절 쓴 시를 묶어 담았으며 3부 ‘For Sally on her birthday’는 오랫동안 저자의 교사이자 서로의 문학적 모티브를 교환해 온 관계였던 이 책의 공동저자 Trina Galvez 선생님이 저자의 생일을 맞아 선물하는 축하시를 포함하고 있다. 각 챕터는 영어 원문과 한국어 번역을 모두 포함하여 원문의 느낌과 의미를 온전히 살리는 한편 한국어 독자들에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직까지 시를 향유한다는 것은 일부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문학은 점점 쇠퇴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시의 아름다움을 알아주었으면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언어의 아름다움을 선사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