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웅 시인의 두번째 시집 『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가 출간되었다. 첫 시집 『너의 반은 꽃이다』를 펴낸 지 5년 만이다. 총 62편의 시가 3부로 나뉘어 실렸다. 시어 하나하나에 집중해 시 한 편 한 편을 감상하다보면 독자는 자연스레 시집의 알레고리를, 시인의 총체적 비유를 음미하게 된다.
어느 평론가의 지적처럼 시인에게는 "생태계의 시"라는 것이 따로 있지 않다. 시인은 자연의 모든 존재방식으로부터 한시도 눈을 떼지 않기 때문에, 밤낮 쟁쟁 울려대는 자연의 신음소리에 귀기울이기 때문에 시인인 것이다. 시인이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눈 돌리고 귀기울이는 데는 달리 이유가 없다. 모든 존재가 다른 모든 존재와 연결되어 있음이 그에게는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외따로 발생한 듯 보이는 여러 현상들이 사실은 이리저리 그물처럼 얽혀 있음을 이야기하는 장르가 시이고 또 생태학이니, 생태계의 시라는 표현은 불필요한 동어반복인 셈이다. 요컨대 단절이라는 현상은 허상이고 시인은 그 허상에 맞서 서로의 연결감을 회복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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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추계예술대학교를 나왔다. 2004년 『시와 사상』 신인상, 200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너의 반은 꽃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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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나비를 읽는 법
푸른 글씨
가벼운 뼈
소금쟁이
물의 방중술
순간의 미학
냇물 전화기
매미가 울면 나무는 절판된다
칼춤
우리의 쌀 발음에 대하여
뼈저린 일
박쥐
번개
피리
개가 뼈를 물고 지나갈 때
승부
선녀와 나무꾼
그날 생각
물으면 안 되는 것들
꿈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연(因緣)의 집
그대는 가슴속에 있는 방들을 다 열어보았는가
2부
라일락 전세
소리의 정면
상업의 내력
오늘의 밥값
나비도 무겁다
가족벽화
북아현동 후기시대
굴레방다리
그늘의 가구
바늘의 눈물
밥줄
조무래기따개비
도깨비시장
조직의 쓴맛
택시
권력의 이동
오래된 귀가
천 개의 빈집
미개한 문명
그림자들
3부
내부의 적
유랑의 풍습
무거운 숟가락
물의 가족
가축의 정신
홍시
세상의 모든 새는 헛소문이다
역전의 용사를 위하여
달의 통로
가위
올가미
뒷심
죄인들
춤추는 할머니
합성사진
문
나쁜 삶
유령
어느 날 환생을 계약하다
나를 스치는 자
해설 | 견딤의 궤적, 혹은 무늬 | 정병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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