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에 데뷔하여 『고인돌과 함께 놀았다』 『소를 웃긴 꽃』 총 두 권의 시집을 상재한 바 있는 윤희상은, 늘 세계의 이면裏面에서 벌어지는 풍경과 범사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해왔다. 그의 세번째 책인 이번 시집에는 총 3부 66편의 단아한 시편들이 담겨 있다.
"진정으로 아는 자들은 어둠이 대신해서 말하게 하는 자들"이라는 황현산의 말처럼, 윤희상은 쉽사리 발언하지 않는다. 다만 시 곳곳에 여백을 남겨두고 그 "텅 빔"으로 하여금 많은 것을 대신 이야기하게 한다. 그의 시는 자칫 난해해지기 쉬운 부분에서 한번 쉬어가며, 좀더 깊은 눈으로 세상을 보려고 애쓴다. 시인은 굳건한 언어로 세상을 장악하려 하지 않는다. 그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이다. 윤희상은 어쩌면 이런 사물 고유의 말법을 읽어내는 데 가장 뛰어난 자질을 가진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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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영산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남 나주시 영산포 조선시대 제민창 터에서 태어났다. 광주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9년 『세계의문학』에 「무거운 새의 발자국」 외 2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줄곧 편집자로, 편집회사 대표로 오래 일했다. 시집 『고인돌과 함께 놀았다』 『소를 웃긴 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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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어떤 물음
아이폰
말의 감옥
도너츠
장닭
도둑고양이를 위한 변명
손톱
돌, 혹은 두꺼비
상여
상수리나무의 기억
고슴도치
오래 남는 말
갈 수 없는 나라
시장경제
꿈의 번역
사과와 사과 씨
국제정치학회 여름 세미나
핵무기는 없다
일본 여자가 사는 집
노래하는 사람
2부
바위
포크와 젓가락
안테나
김승재
무연고 묘지
서울 지하철 2호선
북악 스카이웨이
닮다
가면무도회, 또는 너무 많은 나
강경애라는 소설가
보타사
거리의 싸움
노숙의 집
희망
빛
무등산의 마음
도시는 기억하지 않는다
김대중주의자
영산포 장날
버드나무로부터의 편지
3부
꽃
인화하지 못한 사진
연학이 형 생각
남대문 상회
나무상자
탑돌이별
안암동에서
오규원 시인 어록
컵을 바라보는 다섯 가지 방법
봄에 만난 아이
비밀
아, 김근태
영웅
겨울 도서관
역사는 흐른다
가을 이후
필담
의체공학교실
진관외동 산 1번지
너에게
우리 안의 나라
전남 나주시 안창동 당산나무
걸식
용진단
징병검사장에서
다시, 바다에서
해설 | 황현산 흐르는 역사와 어둠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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