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밀스러운 결속이 나는 기쁘다."
―한국문학의 가장 낯선 존재, 이상하고 아름다운 세계, 배수아 신작 소설
아홉번째 소설집 『뱀과 물』에서 배수아는 어린 시절(소녀 시절)로 독자를 이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어린 시절이란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어린 시절-성장-성년"의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린 내가 자라서 지금의 내가 되는 것이 아니다. 어린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존재가 아니며, 그사이에 순차적 단계는 없다. 꿈같은, 무한한, 자유로운, 그러므로 그 어떤 서사보다 매혹적인 "낯섦"을 선사하는 작가 배수아. 독자들은 이번에도, 저마다 다른 풍경을 발견할 것이다. 백 명의 독자에겐 백 명의 배수아, 천 명의 독자에겐 천 명의 배수아가 존재하는 것, 그것이 배수아라는 장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