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스물일곱 먹도록 연애 한 번 못해 본 한심한 한 여자의 주소지 없는 러브레터이다.
5년 전 여자는 소중했던 사람과 사흘간의 시간을 함께 했다. 남자가 여자에게 했던 모든 말들과,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표정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여자는 언제까지나 생생히 간직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바쁜 일상 속에서 어느 순간 뒤돌아보니 색이 바래져있는 기억들에, 뒤늦게 슬퍼하며 그간 써놓았던 글들과 찍었던 사진들을 모아 여자는 책을 엮었다. 이미 희미해지기 시작한 그날의 감정들이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아무 의미 없어질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모를 그날, 갈 곳 잃을 가엾은 감정들을 모아 미리 위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