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이고 세련된 도시 스타일의 소설을 쓰는 이재현의 첫번째 단편집. 이번 미니 단편집을 통해 작가는 전환기의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려 노력한다. 화려하고 향락적인 현대의 서울이란 도시는 실상 패배자 연쇄 살인범 범죄 그리고 일탈의 모습을 몰래 감추고 있다. 작가의 날카로운 눈은 그 도시의 그늘을 향하고 그의 손에 들린 메스는 그 곪은 상처를 쭉 찢어 놓는다. 그러나 그 아프고 더러운 상처와 고름은 작가의 아름다운 문체에 녹아서 제시되며 그 아름다움은 기실 그 상처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아름다운 슬픔 서러움 곧 한이야 말로 모던한 도시 풍경 속에서도 잊혀지지 않은 우리네 정서다. 도시는 아름답고 슬프다. 그리고 미래는 불안하다. 불안하고 슬퍼서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