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시대 동해안 낙산사의 못생긴 승려 조신은 고을 태수의 딸 달례를 사모한다. 그러나 언감생심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인연인 것을 조신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달례가 잘생긴 화랑 모례와 혼례를 올리게 된다는 말을 듣고 다급해진 조신은 노스님 용선 화상에게 매달린다. 달례와 인연을 맺어달라고... 용선 화상은 조신에게 관음보살을 외우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조신은 달례를 사모하는 일념으로 관음 기도에 나서는데... 이광수 란 이름은 흙 이나 사랑 등 어쩐지 중고등 학생들이나 읽을 것 같은 작품이 연상되고 또 친일 경력에 따른 불쾌한 이미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이나 문장에는 대가로서의 면모가 뚜렷하다. 마음 먹고 읽어보면 싸구려 외국 번역 문장밖에 알지 못하는 요즘의 많은 작가들과는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삼국유사에 실린 일화를 소설로 만든 이 작품에서도 그의 형상화 역량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