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관찰자』를 출간하며 2021년 즈음 지금의 20~30대가 살아가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통계를 내거나 미래를 예측할 때 "추세"라는 추정치를 쓴다. 현재까지의 확정된 데이터와 그 기울기로 앞으로의 전망치를 뽑는 것이다. 만약 지금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들을 백데이터(backdata)로 삼아 10년 내외의 곧 다가올 사회를 추정한다면 그것은 과연 청사진(blueprint)일까? 이런 의문에서 시작한 이 소설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대다수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문제에 대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상을 전개한 것이다. 1984의 빅 브러더를 연상케 하는 조밀한 시스템 "옵서버". 이로부터 명예살인을 당한 채 거악의 무리를 추적하는 진석 그의 이웃인 현식 일가의 비극 그리고 연관없는 듯 보이는 또 다른 보통사람들과 사건들이 엮이면서 마침내 하나의 빅픽처가 짜맞춰진다. 그 빅픽처는 최근 실제로 벌어진 다양한 사건과 사실들로부터 추출해서 추정할 수 있는 내일을 상상한 것이기에 미래 팩션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미래학에서 미래전망이라는 것은 항상 틀리게 마련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의지가 그 예측을 바꾸는 힘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채 가장 크고 결정적인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에. 나치의 전체주의에 대한 공포가 그대로 반영된 『1984』라는 소설은 그래서 당시 사회에 대한 통찰과 비판이 담긴 정치소설이지 미래소설은 아니다. 조지 오웰은 암울한 현재를 바꿀 수 있는 인간의 의지와 힘을 역설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이 소설 관찰자는 2012년에 쓴 “2021”로서 1948년에 쓰인 “1984”의 닮은꼴이라 말하고 싶다. (물론 감히 이 졸저로 조지 오웰 선생의 고명에 누를 끼칠 생각은 없지만 오마주는 누구라도 할 수 있지 않은가.) 사회소설쯤이라 할 이 팩션소설이 2030세대가 어떤 내일을 살아갈지 한번쯤 현재시점에서 그려보고 미리 바꾸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데에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