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F/B1 일층, 지하 일층

김중혁 | 문학동네 | 2012년 07월 12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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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얼핏, 최첨단의 미디어를 다루며, 디지털세대를 대표할 듯 보이는 작가 김중혁은 오래전부터 이 아날로그의 문장/이야기들을 써내려왔다. 오랜 시간 긴 파장을 만들며 현재와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어떤 것. 세번째 소설집 『일층 지하 일층』에서 역시 김중혁만의 참신한 감수성은, 그 긴 아날로그의 끈을 놓지 않는다. 지난 두 권의 소설집 『펭귄뉴스』(2006)와 『악기들의 도서관』(2008)에서 각종 아날로그적 도구들―LP, 라디오, 자전거, 지도, 타자기―로 이루어진 박물관과 김중혁표 특별 리믹스 앨범을 선보였다면, 이번엔 도시다.

소설 속 화자가 만들고 싶다는 도시는, 곧 작가 자신이 만들고 싶은 도시일 터. 그 도시는 첨단의 기기들로 이루어진 미래도시가 아니라, 골목과 골목을 돌아, 수많은 갈래길들을 지나면 소금기 어린 바닷비린내가 몰려드는 곳이다. 그곳에서 김중혁은 자신만의 도시를 발견하고, 발명한다. 골목을 벗어나면 갑작스레 맞닥뜨리게 되는 물비린내, 버려진 골목, 사람들이 떠난 빈집 담벼락에 쓰여진 낙서들, 폐허가 되어 사라진 건물의 자리에 여전히 남아 있는 어떤 환각/환영들. 그리고, 이별 이후 몸에 새겨진 징후에 이르기까지.

김중혁이 이번 소설집에서 그리고 있는 도시는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기억과 경험이 수놓아진 곳이다. 사물에서 인간으로, 인간에서 다시 공간으로, 아날로그의 긴 끈으로 골목 곳곳, 도시 곳곳을 연결하는 김중혁만의 빛나는 도시제작기. 반짝반짝 빛나는 첨단의 감수성으로 그가 새롭게 제작해낸 도시를 구석구석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읽는 이의 마음속 머릿속에도 골목길 하나가 생겨나고, 빈터가 생겨나고, 전깃줄들이 하나둘 엉켜들고, 옛집들이 자리를 잡으며 저마다의 도시가 세워진다. 처음에 깜빡깜빡 불연속적으로 점멸하던 그곳은, 마침내 한 장의 그림으로, 다시 그 속에서 나무들이 자라고, 기억에서 잠시 잊혀진 사람들이 되살아나 살아 있는 도시가 된다. 김중혁이 만들고, 우리가 만든 그 도시에서, 우리는,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모든 ‘사이’를 들여다보며, 그 틈들을 자신만의 기억과 경험으로 다시 메우며, 정답이 아닌 새로운 질문들을 구하며.

저자소개

저자 : 김중혁

1971년생으로 ‘김천 3인문(三人文)’으로 통하는 문인 김연수·문태준과 중학교 동기동창이다. 계명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00년 ‘문학과사회’로 등단했다. 음악·그림·스포츠·영화·전자제품 등 관심사가 다양하다. 소문난 수집광이기도 하다. 작가의 이와 같은 면모를 작품 곳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자전거, 라디오, 지도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기억에서는 잊혀졌던 사물들이 다시 한번 우리 눈 앞에 펼쳐놓는 중편「펭귄뉴스」로 데뷔하였다.

작가가 다루는 소재는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정작 손을 뻗어 잡아본 일은 거의 없는 것들이다. 김중혁은 하나의 상황, 하나의 사건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그것에서 의미와 통찰을 건져내는 단편소설의 본령에 충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날렵하고 경쾌한 흐름과 표현방식을 구사하는 젊은 소설의 미덕과 섬세하고 깊은 시선을 가진 문장을 사용하고 있다는 평도 받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집 『펭귄뉴스』와 『악기들의 도서관』, 장편소설 『미스터 모노레일』이 있으며 2008년 단편 ‘엇박자 D’로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했다. 산문집으로는 『뭐라도 되겠지』등이 있다.

목차소개

● c1+y=:[8]: ‥‥‥‥‥‥‥‥‥‥‥ 『문학과사회』 2009년 여름
● 냇가로 나와 ‥‥‥‥‥‥‥‥‥‥‥ 『한국문학』 2011년 여름
● 바질 ‥‥‥‥‥‥‥‥‥‥‥‥‥‥ 『현대문학』 2010년 12월
● 3개의 식탁, 3개의 담배 ‥‥‥‥‥‥ 『창작과비평』 2009년 봄
● 1F/B1 ‥‥‥‥‥‥‥‥‥‥‥‥‥ 『문학동네』 2009년 가을(제1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 유리의 도시 ‥‥‥‥‥‥‥‥‥‥‥‥『현대문학』 2009년 8월
● 크랴샤 ‥‥‥‥‥‥‥‥‥‥‥‥‥‥ 『대산문화』2011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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