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식탁』 박금산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의무, 억제, 윤리, 책임. 우리가 이러한 중압감에서 해방될 수만 있다면, 원초적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할 것인가? 그리고 어디까지 쫓아갈 수 있는가? 이 책은 도달할 수 없는 세계를 향한 발걸음, 고통스럽지만 아름다운 행위를 탐닉한다.
『존재인 척, 아닌 척』에는 단 하루만 충동적으로 떠나버리기로 한 주인공 병호의 고통스럽고도 우스꽝스러운 방황이 펼쳐진다. 작가는 “누군가는 이유를 가지고 떠나지만, 누군가는 이유가 없이도 떠난다”는, 모두가 품은 ‘충동’이라는 환상을 보여주며 독자에게 대리만족을 느끼도록 이끈다. 하지만 충동 속에는 만족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들을 유혹하고 갈망하게 만드는 ‘존재’가 있다. “이럴 계획은 아니”었으나 결국 자신의 존재에 의심을 품은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