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최민호는 열심히 공부했다. 대한민국에서 인정받는 존재가 되기 위해 미친 듯이 사법공부에 매진했다. 그는 누구보다 독하게 육법전서를 외우고 판례를 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다니면서 세 번의 낙방을 맛봤다. 그는 열심을 다하기 위해 깊은 지리산 속으로 들어가 공부를 했다. 가족들은 그의 공부에 누를 끼칠까봐 집안의 대소사도 알리지 않고 처리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 있는 법학 교수 중 한 명이 되었다. 그의 전화 한 통이면 되지 않는 일이 없었다. 정태수는 막노동 현장을 전전하던 목수였다. 친일파였던 할아버지 때문에 죽창을 두려워하며 이름도 없이 숨어 살았던 그는 목수 기술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타고난 안목과 손재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는 젊은 날 우연히 알게 된 법학도 최민호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최민호가 배를 고프면 밥을 줬고 신발이 낡으면 운동화를 사줬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유명한 법학 교수가 된 최민호의 도움을 받으며 법치국가 대한민국의 귀족은 법을 다루는 사람이라 믿는다. 인간의 밑바닥에서 꿈틀대는 야망의 서사.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야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누군가는 당당하게 자신의 야망을 밝히고 또 누군가는 은밀하게 야망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한다. 그들은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적을 음해하는 행위도 주저하지 않는다. 정태수는 법의 힘을 얻기 위해 돈을 쓰고, 그의 딸, 보림은 능력을 사기 위해 전신성형을 감행한다. 최민호는 정교수가 되기 위해 다른 후보자들의 치부를 드러내고, 후배 교수를 키우기 위해 신념을 저버리라 충고한다. 야망을 이루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는 그들에게 정정당당이란 말은 그저 힘없는 자들의 넋두리일 뿐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야망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통해 한국사회의 치열함과 치졸함을 동시에 읽을 수 있다. 단지 야망의 달성을 위해 다른 인간을 도구로 전락시켜 버리는 그들의 매정함은 우리 사회의 병폐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이 작품은 한국사회의 불합리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 편으로는 화가 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에 끌려가는 모습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거부하고 싶으나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소설 <꿈과 야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