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자서
1부
소라 별곡 / 노랑 군단 / 질경이 / 서봉골의 기억 / 무의 소상
바람 부는 마을 / 눈꽃의 꿈 / 기다림1 / 기다림2 / 하루살이
각시풀 / 바람꽃 / 물풍선 / 양재천의 봄 / 흔적 / 바위의 눈물
적도의 우기 / 길 / 겨울 낚시 / 연어 / 보딩패스 / 제천 가는 길
2부
매미 / 나팔꽃 / 백일홍 / 안개꽃 / 코스모스 / 아침에 보이는 것
눈 자국 / 아침 명상 / 복수초 / 언덕의 독백 / 숲은 외롭지 않다
밤에 온 손님 / 어디쯤인가 / 떨어지는 소리 / 가을 / 커피 소나타1
산에 가야지 / 스마트폰 / 아침의 반란 / 일몰의 재발견
가슴의 사랑 / 외도 / 둥근 것의 재조명 / 갈잎 / 개똥벌레
종이꽃-부겐빌레아 / 세월
3부
바람 주름 / 초로의 기쁨 / 반둥 탕쿠반 푸라우 온천 / 적도의 야자나무
마지막 불꽃놀이 / 공중 뿌리 / 커피 소나타2 / 성황당 / 강물 / 바다
술래잡기 / 깨닫는 것 / 얼음 속의 별 / 태종대 사랑 / 쇠똥구리
그네의 법칙 / 가을의 끝 / 사랑을 들키다 / 사건의 배후 / 전율
앵벌이의 꿈 / 신발 별곡 / 백자의 최후 / 암바라와 답사기 / 그리움
□ 해설│김주명│맑은 은유와 사랑, 치유의 소리꾼
서평
젊어서 문청이었던 김준규 시인은 스콜이 “검은 도포 자락”처럼 “대낮을 꿀꺽 삼켜버”리는 적도에서 사업에 성공한 늦깎이 시인이다. 종심의 등단에도 불구하고 재능이 남달라, 우리의 폭우에서 나이아가라 폭포 “물 타래의 향연”을 보는 그의 상상력은 다른 사물이나 사건에도 마찬가지로 대상에 자신의 심경을 의탁하여 생동감 있게 표현한다. 무를 보면서 “때로는 잔뿌리 근심 없는/ 무처럼 살고 싶다”거나, 절대적 “당신의 곁에 남아 있는/ 시래기가 되고 싶다”고 한다. 제주 유채꽃밭을 “댕기치마 펄럭이며/ 봄을 휩쓰는// 노란 군단”으로 비유한다. 겨울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는 “너무 추워/ 별을 보고 우는” 것이며, 눈꽃은 “눈물이 얼어”서 된 것이다. 양재천의 봄은 “둑방에 장맛비처럼” 화사하게 넘치고, 미루나무가 “침묵의 덕석을 쓰고 우뚝” 서 있는 북한강은 “밧줄로 꽁꽁 동여맨 듯/ 얼어붙”어 운다.
편편이 묘사가 압권인 김준규의 시에서 가장 마음을 우리는 시편은 아무래도 유년 체험과 어머니에 대한 것들이다. 그 가운데 단속반 군화 발길질에도 “자식처럼 끌어안은/ 좌판을 놓지 않”으려는 어머니의 끈질긴 생명력을 비유한 ‘질경이’의 서사는 “별빛이 내려와 울어주고/ 이슬이 내려와 만져준다”는 서정과 어울려 요즘 한국시에서 보기 드문 감동을 선사한다.
-공광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