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가야 한다

정명섭 | 교유서가 | 2018년 11월 30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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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역사적 사실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독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정명섭 작가의 장편소설. 이번 작품은 조선에서 임진왜란이 끝나고 10년 뒤인 선조 33년부터 광해군을 지나 인조 15년에 이르기까지, 명나라와 후금 간의 전쟁으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상황에서 신분이 다른 두 남자와 그 가문이 벌이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여기, 두 남자가 있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났지만 한 명은 양반 집안에서, 다른 한 명은 노비 집안에서 태어나면서 운명이 엇갈린다.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살아가던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것은 전쟁 때문이었다. 1619년, 명나라의 요구에 못 이긴 조선은 만주로 군대를 파견한다. 양반 집안에서 태어난 강은태는 가문의 재건을 위한 아버지의 강권에 못 이겨 신혼의 아내를 뒤로한 채 참전한다.

노비로 살아가던 황천도 역시 밭 열 뙈기를 준다는 주인집 아들을 대신해서 군대에 들어간다. 만주로 출병한 조선군은 심하에서 후금군의 공격에 전멸당하고 두 사람은 포로가 된다. 허투알라 남쪽의 한 농장에 끌려가서 가혹한 노역을 하게 된 두 사람은 신분의 차이를 넘어서 친구가 된다. 시간이 흐르고, 인조반정이 일어나면서 광해군이 쫓겨나고 후금은 청이 된다.

조선의 왕이 청나라 군대에 항복하면서 두 사람에게 귀환의 길이 열린다. 하지만 여기서 20년 동안 친구로 지낸 두 사람의 운명은 엇갈린다. 집안에서 속전을 낸 강은태는 귀환할 수 있게 된 반면, 황천도는 계속 포로로 남아야만 했다. 이 두 남자는 과연 귀환할 수 있을까?

저자소개

저자 : 칼 짐머
저자 칼 짐머 (CARL ZIMMER)

칼 짐머는 『기생충 제국』, 『영혼의 해부』, 『마이크로코즘』, 『바이러스 행성』, 『그녀는 엄마의 미소를 닮았네』 등 10권이 넘는 교양 과학책을 썼으며, 진화학 교과서인 『진화: 생명의 이해』(더글러스 엠렌 공저)도 집필했다. 《뉴욕 타임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디스커버》, 《타임》, 《사이언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유명 저널에 수많은 과학 관련 글을 기고했으며, 그중 일부는 『미국 최고의 과학 저술(THE BEST AMERICAN SCIENCE AND NATURE WRITING)』 같은 과학 에세이 선집에 실리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그를 일컬어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명민한 과학 저술가”라고 극찬한 바 있다. 그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서 주는 ‘과학 저널리즘 상’을 세 차례(2004년, 2009년, 2012년) 받았고, 2007년에는 과학 저술가로서 최고 영예인 ‘내셔널 아카데미 커뮤니케이션 상’을, 2016년에는 ‘스티븐 제이 굴드 상’을 수상했다. 2017년에는 미국 온라인뉴스협회에서 주관하는 온라인 저널리즘 어워즈(ONLINE JOURNALISM AWARDS) 해설 보도 부문에서 우승했다.

이 책 『진화』 역시 《디스커버》와 《뉴 사이언티스트》에서 ‘2001년 최고의 과학책’으로 선정되었다. 현재 예일대학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꾸준한 기고 활동과 과학과 환경 분야의 글쓰기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역자소개

역자 : 이창희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소르본대학 통역번역대학원에서 한-영-불 통역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는 『지식의 반감기』, 『사이언스 이즈 컬처』, 『다음 50년』, 『아인슈타인도 몰랐던 과학 이야기』, 『엔트로피』, 『21세기의 신과 과학 그리고 인간』, 『지구의 삶과 죽음』, 『태양의 아이들』 등이 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번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목차소개

서문 스티븐 제이 굴드ㆍ7
들어가며ㆍ18

1부 오래 걸려 얻은 승리
1장 다윈과 비글호ㆍ38
2장 살인을 자백하듯: 『종의 기원』의 기원ㆍ71
3장 까마득한 옛날을 찾아서: 생명의 역사책에 연대 매기기ㆍ111
4장 변화 들여다보기: 유전자, 자연선택, 진화ㆍ131

2부 창조와 파괴
5장 생명의 나무의 뿌리를 찾아서: 생명의 새벽에서 미생물의 시대까지ㆍ170
6장 우연히 얻은 도구 상자: 동물 진화의 기회 및 제약ㆍ190
7장 멸종: 생물은 어떻게 사라지고 다시 태어나는가ㆍ228

3부 진화의 춤
8장 공진화: 생명의 그물 짜기ㆍ294
9장 의사 다윈: 진화의학 시대의 질병ㆍ326
10장 애정의 논리학: 양성의 진화ㆍ350

4부 진화 속에서의 인류의 위치와 인류 속에서의 진화의 위치
11장 수다 떠는 원숭이: 인간 진화의 사회적 뿌리ㆍ394
12장 5만 년 전의 삶: 현대인의 새벽ㆍ446
13장 신에 관하여ㆍ471

감사의 말ㆍ519
옮긴이의 말ㆍ523
참고 문헌ㆍ530

출판사 서평

개념과 이론, 역사와 이슈를 총망라한 가장 완벽한 ‘진화’ 책

‘진화’만큼 일상에서 흔하게 쓰이는 과학 용어도 드물다. 대개는 진보와 개선 같은 긍정적 변화에 대한 은유적 표현으로 자주 언급된다. 또한 ‘진화’경제학, ‘진화’심리학, ‘진화’의학, ‘진화’ 컴퓨팅 등 최근 주목받는 융합 학문의 접두사로도 종종 사용된다. 창조과학 논쟁과 더불어 뉴스에서도 이 ‘진화’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하지만 막상 과학으로서의 ‘진화’는 낯설기 그지없다. 진화론은 교과 과정에서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전공자가 아닌 이상에야 접하기 어렵다. 개인적인 호기심에 이끌려 생물학 교과서나 『종의 기원』 같은 고전을 열어보더라도 높은 난이도에 좌절하기 십상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진화 관련 교양서 대부분은 세부 주제나 특정 이슈를 다루는 데 집중되어 있어 산발적으로 습득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결국 독자의 몫이다.
『진화: 모든 것을 설명하는 생명의 언어』는 진화론의 역사부터 진화의 핵심 개념과 원리, 풍부한 연구 사례와 인물 중심의 다양한 에피소드에 이르기까지, 진화의 모든 것을 총망라하며 대중서와 전공서 간의 훌륭한 가교가 되어줄 과학 교양서다. 『기생충 제국』, 『바이러스 행성』 등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과학 저술가 칼 짐머가 쓰고 스티븐 제이 굴드, 제인 구달, 스티븐 핑커, 로빈 던바 등의 세계적 과학자들이 자문으로 참여한 이 책은 탄탄한 줄거리와 풍부한 스토리텔링, 구체적이고 엄밀한 과학 지식을 두루 갖추고 있다. 《디스커버》와 《뉴 사이언티스트》에서 ‘최고의 과학책’으로 선정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진화』는 2006년 칼 짐머의 서문과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반영된 개정판을 따른 것으로 과학으로서의 진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훌륭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진화, 세상을 보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우뚝 서다

1836년 비글호 항해에서 돌아온 다윈은 자신이 수집한 지질학, 고생물학, 생태학 증거들을 바탕으로 생물종들이 가지를 쳐나가는 계통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1859년 “살인을 자백하듯” 세상에 수줍게 내놓은 다윈의 『종의 기원』은 첫날에 초판 1,250부가 모두 팔려나갈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의 자연선택 이론은 종교적 세계관을 능가하는 탁월한 설명력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기도,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진화론은 다윈의 자연선택 메커니즘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이 책은 다윈의 아이디어가 지구의 나이 문제나 형질의 유전 문제를 훌륭하게 극복하고 ‘현대적 종합론’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한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다윈의 진화론 전파에 앞장서며 논쟁도 서슴지 않았던 ‘다윈의 불도그’ 토머스 헉슬리를 비롯해 지구의 나이 문제로 다윈을 ‘멘붕’에 빠뜨렸던 윌리엄 톰슨, 유전의 법칙을 발견한 그레고어 멘델부터 종의 다양성을 유전학적으로 설명해낸 테오도시우스 도브잔스키, 화석 연구로 다윈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성공한 조지 심슨, 44년간 섬에 머물며 갈라파고스핀치의 진화를 목격한 그랜트 부부까지, 현대 진화 연구의 초석을 마련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생명의 다양성과 자연의 경이를 우아하게 설명해주는 진화의 통찰

생명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생물종이란 무엇이며 새로운 생물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대량 멸종은 생물의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 이에 대해 사람들은 어떤 절대자의 의지와 목적에서 그 답을 찾으려 애썼다. 대표적으로 영국 사제였던 윌리엄 페일리는 길에 떨어진 시계를 보면 그 제작자의 존재를 자연스레 떠올리듯, 시계보다 훨씬 정교한 생명체들은 당연히 신의 창조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화는 신 같은 초월적 존재의 통제 밖에서도 얼마든지 생명의 다양성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보여줬다. 특히 자연선택에 더해 공진화나 성선택 개념이 등장하면서 진화의 통찰은 더욱 깊어졌다. 공진화는 인간을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를 무너뜨리고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관계의 그물로 생태계의 그림을 새로 그렸다. 성선택은 자기 유전자를 퍼뜨리고자 하는 욕구를 통해 공작의 화려한 깃과 수탉의 커다랗고 붉은 볏을 비롯, 영아 살해, 이타주의와 같은 자연의 미스터리를 훌륭하게 해결했다. 그 외에도 진화의 핵심 개념과 주요 원리가 다양한 사례와 함께 이 책에서 알기 쉽게 소개되고 있다.

인류 기원의 수수께끼를 풀고 형이상학적 목적론에서 인간 존재를 해방시킨 진화의 힘

인류의 기원은 진화 과학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분야다. 다행히도 우리 조상은 뼈 화석뿐만 아니라 의복, 도구, 예술 등의 여러 흔적을 남겼다. 오늘날 가장 유력한 가설은 현생 인류(호모 사피엔스)가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 나타나 뛰어난 정신적 능력을 바탕으로 네안데르탈인이나 호모 에렉투스와의 경쟁에서 모두 승리하고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언어, 마음, 사회의 탄생에 대해서도 진화적 사고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하지만 일부 종교는 신의 존재와 인간의 특별한 지위를 부정한다고 생각해 오늘날에도 진화론을 인정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 책 말미에서 미국을 배경으로 한 진화론과 창조론 간의 논쟁을 상세하게 다룬다. 우리나라 또한 진화론-창조론 논쟁에서 자유롭지 않기에 이 책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불과 지난 몇 년 사이에 국내 유명 대학에서 창조과학 수업이 개설될 뻔하고 연구개발(R&D) 예산권을 가진 정부 부처 장관에 창조과학회 활동 이력이 있는 후보자가 지명되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고인류학 연구 결과를 왜곡 보도한 외신 기사가 그대로 번역되어 ‘진화론이 근거를 잃었다’는 식의 제목으로 퍼져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은 오늘날 과학과 종교 간의 바람직한 관계를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적 토대를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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