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자발적 멸종은 오래전 예견되었고,
화성 이주 계획은 또 다른 리셋이라는 의견에
한 표를 던지는 남자.
가끔씩 그랜드 캐니언에서 죽어간
인디언들의 울음이 생각나는 밤이면
경건해지는 남자.
신기한 것을 보거나 경험하는 것보다
미세먼지 없는 하늘과 차 한잔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남자.
굳이 인생을 전율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에게는
비교적 손쉬운 전기충격기를 권하는 남자.
수많은 외식 메뉴를 먹어 본 결과,
이제는 김밥과 라면을 시켜야 하는 남자.
자기 나이와 같은 컵을 버리지 않고
여전히 손에 쥐고 있는 남자.
그렇고 그런, 흔하디흔한 중년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