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즉시 아마존 화제의 베스트셀러!
《마션》,《아르테미스》를 잇는 또 하나의 SF 소설
화성 탐사, 예기치 못한 사고, 그리고 한 남자의 생존을 향한 고군분투를 그려내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퍼블리싱 드림’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마션》, ‘달에 생긴 최초의 도시’라는 독특한 상상력과 탄탄한 구성으로 SF 누아르 서스펜스 스릴러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마션》제작진이 영화화를 확정한 《아르테미스》를 잇는 또 하나의 SF 걸작이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되었다. 지적 즐거움, 극적 긴장감, 뭉클한 감동까지 삼박자가 조화를 이룬 화제의 SF 소설 《보헤미아 우주인》이 그 주인공. 체코계 미국인 작가의 데뷔작인 《보헤미아 우주인》은 출간 즉시 아마존 화제의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으로, 무너진 집안을 일으키고 세계적 영웅이 되고자 우주비행사를 자원한 남자가, 우주에서 극한의 고독감과 외로움을 느끼며 아내에 대한 소중함과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과학 소설이지만 철학적이고 SF 소설이지만 우주에서의 삶 못지않게 현실에서의 삶에 대한 묘사와 성찰이 가득한 이 소설은, 출간 직후 여러 해외 언론으로부터 기존 SF 소설의 공식을 깨뜨렸다는 호평을 받으며 많은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흔히 SF 소설, 특히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고 하면 작가가 우주 마니아이거나 과학적 검증을 얼마나 철저히 거쳤나에 관심을 두는 경우가 많다. 독자들 역시 과학 지식을 많이 알고 있어야 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재미를 느낄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많은 SF 분야 작가들이 수학, 물리학, 천문학에 정통할 뿐 아니라 철저한 검증과 취재를 거쳐 작품을 쓴다고 밝힌다.
그런데 이 작품을 쓴 야로슬라프 칼파르시는 15세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독학으로 영어를 배우고, 뉴욕대학교에서 창작문예를 공부한 독특한 이력을 자랑한다. 작가의 이러한 배경은 작품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어, 여느 SF 소설처럼 천문학 전문 용어나 어려운 물리학 공식 대신 우주라는 망망대해에서 극한의 외로움을 느끼는 주인공의 내면을 탐구하는 데 비중을 둔다. 그래서《보헤미아 우주인》은 SF 소설이기 이전에 우주에 관한 지식이 부족해도, 과학에 흥미가 없어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기발하고 상상력 넘치는 SF 소설’ 그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다. 우주에서 미쳐버리는 대신 극도의 고통 속에서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주인공은 기존 SF 소설의 익숙한 클리셰를 완전히 벗어난다.
_NPR
수개월간 홀로 우주를 떠돌며 비로소 깨달은
일상의 소중함, 그리고 아내를 향한 사랑
인류 역사상 단 한 번도 관측된 적 없는 혜성 하나가 태양계로 진입하면서 거대한 먼지 폭풍을 일으킨다. 사람들은 이 특이한 현상을 ‘초프라’라고 이름 짓고, 세계 각국은 저마다 지구로부터 4개월 떨어진 곳에 있는 이 먼지입자를 분석해 우주를 연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다. 인구 천만의 작은 나라 체코에도 기회가 온다.
마침내, 체코의 외딴 마을에서 조부모와 함께 살아가던 야쿠프가 세계의 이목이 쏠린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된다. 이 위험하고 고독한 여정은 그가 꿈꾸던 영웅이 되는 길이자, 체코가 공산주의 국가가 되는 데 일조했던 아버지의 죄를 씻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기회를 잡으려면 사랑스럽고 헌신적인 아내 렌카를 떠나야 한다. 야쿠프는 아버지 때문에 무너진 집안을 일으키고 영웅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당분간 렌카와 헤어지기로 결심하는데……
오늘은 즐거운 하루가 기다리고 있었다. 늘 하던 몇 가지 시시한 업무?우주 먼지 수집 장치이자 이번 임무의 기술적 주인공인 페르다를 점검하고, 내키지 않는 심장 강화 운동을 바쁘게 해내고, 산소와 물탱크를 진단해야 했다?를 마친 뒤에는 몇 시간 동안 평화롭게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 뒤, 아내와 화상 통화를 하기 위해 옷을 입어야 했다. 통화를 마친 뒤에는 가스로 이루어진 거인이자 지구의 밤하늘을 바꿔놓고 자신을 연구하려는 우리의 시도를 피하는 목적지인 초프라 구름에 도착할 때까지 4주밖에 남지 않았음을 기념하는 위스키 한 잔을 즐길 예정이었다. 구름을 뚫고 들어간 뒤에는 중부 유럽에서 지금까지 없던 가장 정교한 우주공학 결과물인 페드라의 도움을 받아 샘플을 채취할 예정이었고, 나는 지구로 돌아오는 길에 맞춤형으로 만든 연구실에서 그 샘플을 연구할 생각이었다.
이것이 체코공화국 항공우주국에서 날 고용한 이유였다. 나는 카렐대학교 천체물리학과의 종신 교수이자 우수한 우주 먼지 연구자였기 때문이다. 우주국 사람들은 내게 우주비행을 훈련시키고 기본적인 항공우주공학을 가르치고 무중력 상태에서 멀미 참는 법을 가르쳤다. 그들은 혹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도 임무를 맡겠느냐고 물었고, 나는 받아들였다. _30~31p
흥미진진하고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스토리, 거대한 우주 먼지 ‘초프라’에 관한 상세한 묘사, 초프라 연구에 성공해 우주를 선점하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도 눈길을 끌지만, 무엇보다 《보헤미아 우주인》에서 시선을 끄는 건 시크하면서도 유머 넘치고, 모든 것을 달관하고도 가끔은 성공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주인공 야쿠프의 섬세한 내면 고백이다.
야쿠프는 조국인 체코가 공산주의국가가 되는 데 일조했던 아버지 때문에 가족 전체가 소위 ‘빨갱이’로 몰려 어린 시절부터 이웃들의 눈총과 따돌림을 겪으며 자란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가 우주에서 혼자 몇 개월을 보내야 하는 위험천만하고 고독한 비행을 수락한 이유는, 세계적 영웅이 되어 자신과 가족들을 손가락질했던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복수하기 위함이다. 평생 가슴속에 깊은 상처를 간직하고 있던 그는,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과 내조에도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아내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일삼는다. 우주에 와서야 지구에서 보냈던 평범한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 야쿠프를 보면서, 독자들은 삶의 의미와 보람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보헤미아 우주인》은 SF 소설이지만 어느 중년 남성의 자아 성찰기이기도 하다.
과학적 상상력에 기반을 둔 탄탄한 스토리와 작가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자조적인 메시지는, 비록 사건이 우주라는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전개되지만 우리 인생을 돌아보고 성찰하게 한다는 점에서 깊은 울림을 준다. 데뷔작 한 편으로 SF 소설의 새로운 형식을 개척한, 서른이 채 되지 않은 이 젊은 신진 작가의 다음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