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 제38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
위장전입, 탈세 등 온갖 위법을 저지르는 악덕 체납자들은
법을 비웃으며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기 바쁜데……
소심한 공무원과 무서울 게 없는 희대의 사기꾼이 합심하여
기상천외한 스킬로 세금을 받아낸다!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38사기동대〉는 배우들의 호연과 탄탄하고 유쾌한 스토리, 세심한 연출이 어우러져 종영 당시 OCN 자체 최고 시청률(5.9%)을 기록했다. 공무원과 사기꾼이 합심해 악덕 체납자들에게 세금을 걷어낸다는 이야기로, 답답한 현실에 힘들어하는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한, 유난히 더웠던 2016년 여름 가장 시원한 드라마였다.
소설 《38사기동대》는 드라마 〈38사기동대〉 한정훈 작가의 완벽한 극본을 독자들이 더욱 읽기 쉽게 소설 형식으로 다시 써낸 책이다.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등장인물들의 대사, 그리고 이야기가 주는 사회적 메시지를 소설로 재현함으로써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할 것이다. 시청자들을 웃고 울게 한 드라마의 감동과 재미를 텍스트로 다시 한번 느껴보자.
끝까지 사기 쳐서 반드시 징수한다
드라마 〈38사기동대〉는 소심한 세금 징수 공무원과 무서울 것 없는 희대의 사기꾼이 합심하여 편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상습적으로 탈세를 저지르는 악덕 체납자들에게 세금을 걷어내는 이야기이다.
〈뱀파이어 검사〉 시즌1, 2를 거쳐 〈나쁜 녀석들〉를 집필하며 장르물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는 한정훈 작가의 탄탄한 극본과 긴장감 넘치는 연출, 그리고 마동석, 서인국, 송옥순 등 제 옷을 입은 듯한 배우들의 맹활약으로 웰메이드 드라마 〈38사기동대〉를 완성했다. 세금이라는 사회적 소재가 사회문제를 고발함으로써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고, 또 한국 드라마 다양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당시 OCN 자체 최고 시청률을 새롭게 작성하는 등 안방극장 팬들을 매료시켰다.
소설 《38사기동대》는 한정훈 작가의 원작 드라마 〈38사기동대〉의 감동과 유쾌함을 지면에서 되살려, 독자들이 더욱 읽기 쉽게 전 2권으로 각색했다. 특유의 엉뚱한 발상과 치밀한 전개, 유머 있는 대사는 그대로 살렸고, 영상에서 놓칠 수 있을 법한 아리송했던 등장인물들의 감정, 체납세금을 받아내는 과정 들은 더 생생하게 묘사했다. 드라마를 접하지 않은 이들은 〈38사기동대〉만의 유쾌하고도 가슴 시원한 이야기를, 드라마를 시청한 이들은 〈38사기동대〉의 명장면과 명대사가 눈앞에 고스란히 펼쳐지면서 더욱 깊은 울림과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
백 성 일 “쪽팔리게 살아도 치사하게 살진 맙시다.”
성실하게 일해온 서원시청 세무 공무원이자 아등바등 소심하게 살아온 ‘짠내’ 나는 가장. 처음에는 사기당한 500만 원만 되찾아올 생각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사기꾼들과 손잡고 고액 체납자들을 사기 쳐 세금을 걷기 시작한다.
양 정 도 “재밌죠? 이게 사기야.”
꽃미모와 비상한 두뇌, 재빠른 판단력, 누구라도 홀리는 대담한 말발까지, 사기가 일상이고 일상이 사기인 천부적인 사기꾼. 마진석에게 체납세금을 받아낸다는 명목으로 백성일을 포함한 사기팀 38사기동대를 꾸린다.
노 방 실 “나야 뭐, 너희들 실탄만 제대로 채워주면 되는 거 아냐?”
건물 재테크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일명 ‘빌딩 도사’. 38사기동대의 든든한 ‘쩐주’가 되어 각종 사기 사건에 필요한 물밑 자금과 활동을 돕는다.
장 학 주 “잘 지내셨어유? 형사님?”
IQ는 딸리지만 EQ가 좋은 대포통장 전문업자. 마장동 축산시장 냉동 창고에 위치한 대형 대포 조직의 사장으로 대포폰, 대포통장 같은 각종 대포 물건들을 만든다.
조 미 주 “오빠. 나 찌꺼기랑 일 안 하는 거 몰라?”
38사기동대의 ‘꽃’. 팀 내에서 매력적인 외모와 다양한 연기를 무기로 체납자들에 접근하는, 온갖 신분을 넘나드는 위장술의 대가다.
정 자 왕 “제 얼굴이 보여요? 소리 지르면 저처럼 맞아요, 아저씨도.”
나이는 20대 초반이지만 외모는 30대 중반, 세상 풍파를 다 얼굴로 맞은 천재 해커. 각종 피싱 사이트를 만들고 체납자들의 정보를 빼오는 역할을 주로 한다.
본문 발췌
“너, 네가 한 말 책임질 수 있어? 마진석, 그 새끼한테 진짜 세금 받아줄 수 있냐고.”
“도와주시면 뭐. 돈만 받아주면 되는 거죠?”
양정도가 자신 있게 대답하자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훔치는 게 아닌 세금을 받아낸다는 걸 확실히 해야 했다.
“너 이거 하나는 꼭 명심해야 된다. 이거는 그냥 돈이 아니라 세금이야.”
“아니, 돈이 세금이고 세금이 돈이지, 무슨. 뭐가 다르다고…….”
“그게 다른 거야. 돈은 그냥 개인을 위해서 쓰는 거고, 세금은 국민을 위해 쓰는 거야. 모든 사람이 꼭 내야 되는 거고. 야,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 헌법 38조에 다 나와 있는 거야. 난 그걸 받아내야 되는 사람이고, 넌 날 도와주면 되는 거야. 알았지?”
(1권 中)
“저기…… 저기, 정도야. 마진석 사기 칠 때 우리 잡아넣었던 형사 알지? 그 사람 뇌물 수수로 감옥 가 있는 거 알고 있었어? 그 사람이 이걸 주더라고. 그, 그 사람 말은…… 네가 나를 이용하는 거고, 쓸모없어지면 버릴 거니까 네가 자기한테 누명 씌운 거 녹음해서 가지고 오면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이걸 주더라고.”
백성일의 고백에 양정도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입에서 짧은 탄식이 터졌다. 양정도가 물었다.
“그 얘길 지금 나한테 왜 해줘요?”
“내가 그 사람 말을 믿는 건 아닌데. 너한테 솔직히 얘기를 하고, 확인을 하는 게 맞는 거 같아서.”
양정도는 잔뜩 미안한 표정으로 고백한 백성일에게 말했다.
“제대로 알고 오셨네. 그 형사 말이 맞다고요. 나 아저씨 이용하는 거야.”
(2권 中)
“검사님. 검사님은 최철우 회장한테 왜 그렇게 충성을 다하세요?”
백성일의 뜻밖의 말에 박흥식은 잠시 머뭇거렸다. 최철우라는 이름이 나온 순간 뭔가 캥기는 것이 있는 느낌이었다.
“뭐요?”
“이게 방향이 잘못돼도 많이 잘못된 거 같은데. 그렇게 돈 많은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 사람을 위해서 일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우리 같은 공무원들은? 그러라고 국민들이 비싼 세금 내서 우리 월급 주는 거 아니에요?”
백성일은 진실을 말하기 전에 공무원으로서의 양심에 호소했다. 지금 백성일의 말을 듣게 하려면 최철우를 감싸는 박흥식의 마음부터 돌려놓아야 했다.
(2권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