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9월 『조선문단(朝鮮文壇)』에 발표되었다. 나도향의 후기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품 중의 하나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마을에서 가장 부자이며 세력 있는 신치규(申治圭)는 자기 집 움막에 사는 이방원(李芳源)의 아낙에게 눈독을 들인다. 오십줄에 들어선 그는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아낙을 물레방앗간 옆으로 불러내어 갖은 말로 꾄다.
그에게로 와서 아들 하나만 낳아주면 움막 신세를 면할 뿐 아니라 모든 것이 다 그녀의 것이 될 것이라고 하자, 가난에 지친 데다 윤리의식이 박약한 여자는 솔깃한다. 여자는 신치규와 함께 물레방앗간 안으로 들어간다. 사흘 뒤부터 신치규는 이방원을 자기 집에서 내쫓으려고 한다.
두 사람이 물레방앗간에서 같이 나오는 것을 목격한 이방원은 사태를 짐작하고 부부싸움을 벌이는데, 이때 그는 자신의 아내를 감싸는 신치규를 구타한다. 이방원은 상해죄로 구속되어 석달간 복역하게 되고, 신치규는 여자를 차지하게 된 것에 만족해 한다.
석달 뒤 출감한 이방원은 분김에 두 남녀를 살해할 생각이었으나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아내의 본심을 물어본다. 그러나 이미 마음이 떠난 여자는 같이 도망하자는 이방원의 청을 듣지 않는다. 이방원은 가지고 있던 칼로 여자를 죽이고 자결한다.
이 작품은 가난과 상실의 문제를 주조로 한 1920년대 우리나라 사실주의의 대표작이다. 식민지시대 우리나라 농촌의 구조적 가난과 전통적인 성윤리의식의 변질이 맞물려 빚는 갈등, 그 갈등이 고조되어 죽음으로 해소되는 과정을 잘 보이고 있다. 경제와 인간본능의 함수관계에 대한 작가의 인식과 관찰이 높이 평가된다.
여기에 경제와 에로티시즘의 객관적 상관물인 동시에 자연의 일부로서 물레방앗간을 설정한 것이 이 작품의 성공에 크게 기여하였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