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원 이광수의 첫 장편소설로, 1917년 1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126회에 걸쳐 『매일신보(每日申報)』에 연재되었고, 1918년 광익서관(廣益書館)에서 단행본으로 간행되었다. 근대문학사상 최초의 장편소설로 간주되며 이광수의 작가적 명성을 굳히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신소설의 공리적 효용주의를 계승하여 문학적으로 완성을 기도함으로써, 일각의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근대문학 초기에 있어서 그의 개척자적 공적을 인정받게 한 대표작으로 주목되고 있다.
경성학교의 영어교사인 주인공 이형식은 김장로의 딸 선형에게 영어 개인교습을 한다. 김장로는 근대화한 인물로서 딸을 유학시킬 예정으로 영어교육을 시키고, 어느 정도 자유결혼관을 이해하기도 한다. 선형의 가정교사 노릇을 하던 중 형식은 어렸을 때 알던 은사의 딸인 영채의 소식을 듣는다. 양반가문의 딸인 영채와는 정혼된 사이이다. 영채는 투옥된 애국지사인 아버지를 구출하기 위하여 기생이 되었으면서도 이 사실을 굳게 믿고 형식을 찾아다녔다. 기구한 운명에 희롱 당하면서 온갖 고초를 겪다가 뒤늦게 형식의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이다. 형식을 찾아 상경한 영채는 경성학교 배학감에게 순결을 빼앗기고는 형식에게 유서를 남기고 다시 사라진다.
자살을 기도한 영채는 우연히 동경 유학생인 신여성 병욱을 만나 자살을 단념하게 되고 신세계에 대한 자각을 시작한다. 영채는 음악과 무용을 공부하기 위하여 일본으로 떠날 계획까지 세운다. 그동안 영채와 선형 사이에서 고민하던 형식은 단안을 내려 선형과 약혼한다. 미국 유학 길을 떠난 기차에서 우연히 형식과 영채는 재회하고, 그들은 각기 외국에서 학업을 마치면 고국에 돌아와 문명사상의 보급 등에 함께 힘쓸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