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참, 도스토엡스키의 책 제목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도 있고, 물질적으로 가난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난 세기 우리나라는 눈부실 만큼 경제적인 발전을 이루었는데 가난한 사람이 있을 리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주위에 보면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쪽방촌에서 홀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폐지를 줍는 노인들도 많습니다. 부유하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아끼며, 자신이나 주위를 돌아보지 않는 그런 류의 가난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장석주 시인의 말처럼 가난한 동물들도 있습니다. 동물은 왜 태어나는지 모른 채 태어나서 힘껏 먹이를 구하고 본성에 따라 짝짓기를 하고 때가 되면 죽습니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유한한 생명의 시간을 살아낸 뒤 죽는다는 점에서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 책이 어떤 가난한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지 잘 모릅니다. 이 책은 작가가 길을 걸어오면서 만난 사람과 풍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행복하고 싶지만, 몇천 년 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행복해지지 않을 것 같은 세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니 행복이란 거창한 게 아니고 바로 지금 눈앞에 일어나는 사소한 기쁨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