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동방 (김소진 전집 6)

김소진 | 문학동네 | 2011년 05월 01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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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김소진 전집은 그가 5년전 세상을 뜨기 바로 직전까지 그가 해왔던 작품들을 한데 모은 것이다. 김소진의 소설은 고난의 시대를 살아온 서민들의 애환을 절실하고도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그러므로 우리 문학사의 귀중한 자산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전집은 김소진 문학의 전체적 면모를 조망하는 지도가 될 것이다. 작가가 다양한 축도와 시선으로 작성한 삶의 지형도를 통해 이 책의 독자들은 인생과 사회를 보다 넓고 깊게 응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저자소개

1963년 강원도 철원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한겨레신문」 기자로 일했다. 19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쥐잡기」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1993년 『열린 사회와 그 적들』, 1995년 『장석조네 사람들』, 1995년 『고아떤 뺑덕어멈』 등의 단편 소설집과 장편 소설을 썼으며 같은 세대 작가들 사이에서 일약 주목받는 위치에 올라섰다.

1995년부터는 다니던 신문사마저 그만두고 당시 선배와 동료 문인들이 일하던 서교동의 한 출판사 구석에 자리를 얻어 '전업작가'로서의 의욕을 불태웠다. 1996년에 『자전거 도둑』, 『양파』와 「신풍근 배커리 약사(略史)」, 「눈 속에 묻힌 검은 항아리」 등의 단편을 꾸준히 발표하였다. 1997년 3월 위암 판정을 받았으며, 동료 문인들의 기원에도 불구하고 끝내 97년 4월 22일 일기를 다하고 사망하였다. 2007년에는 10주기를 맞아 그의 동료와 선후배 문인들이 펴낸 추모 문집 『소진의 기억』이 출간되기도 했다.

도시적 감수성의 개인주의로 무장한 신세대 문학이 득세하던 90년대에 김소진의 작품은 희소성을 획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시 서민들의 곤궁한 삶과 거대조직에서 낙오한 존재들에... 1963년 강원도 철원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한겨레신문」 기자로 일했다. 19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쥐잡기」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1993년 『열린 사회와 그 적들』, 1995년 『장석조네 사람들』, 1995년 『고아떤 뺑덕어멈』 등의 단편 소설집과 장편 소설을 썼으며 같은 세대 작가들 사이에서 일약 주목받는 위치에 올라섰다.

1995년부터는 다니던 신문사마저 그만두고 당시 선배와 동료 문인들이 일하던 서교동의 한 출판사 구석에 자리를 얻어 '전업작가'로서의 의욕을 불태웠다. 1996년에 『자전거 도둑』, 『양파』와 「신풍근 배커리 약사(略史)」, 「눈 속에 묻힌 검은 항아리」 등의 단편을 꾸준히 발표하였다. 1997년 3월 위암 판정을 받았으며, 동료 문인들의 기원에도 불구하고 끝내 97년 4월 22일 일기를 다하고 사망하였다. 2007년에는 10주기를 맞아 그의 동료와 선후배 문인들이 펴낸 추모 문집 『소진의 기억』이 출간되기도 했다.

도시적 감수성의 개인주의로 무장한 신세대 문학이 득세하던 90년대에 김소진의 작품은 희소성을 획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시 서민들의 곤궁한 삶과 거대조직에서 낙오한 존재들에 대한 연민 어린 묘사를 통해 공동체적 삶의 현장을 현실감있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특히 작가 특유의 질박하면서도 다듬어진 한국어는 눈밝은 독자들과 평론가들에게 주목의 대상이었다.

또한 김소진의 소설은 현대에 잘 사용하지 않는 어휘들이 사용되었으며 과거의 전통적인 글쓰기 방식을 바탕으로 하여 현대의 시대 상황과 사람들의 생각을 잘 살리고 감정적인 면에 있어서도 완급 조절을 훌륭하게 이루어낸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그의 친구이자 시인 안찬수는 김소진을 이렇게 기억하기도 했다.

""그는 글을 쓴 사람, 그것도 소설을 쓴 사람으로 기억되겠지만 그가 누구보다도 성실한 생활인이었다는 것을 먼저 말해야 되겠다.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그리고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또한 친구로서 선배로서 후배로서…… 나에게 그의 그 성실한 태도는 언제나 어떤 어른스러움으로 다가왔는데 그 어른스러움은 나의 유목민적인 속성과 비교한다면 농경민적인 속성이라고 말해야 될 것이었다. 언제였던가. 한겨레신문사 앞의 어느 술자리에서 세 친구가 맥주잔을 앞에 놓고 설전을 벌이던 것이. 그때 세 명의 삼십대 초반 문학도들은 그 가운데 한 친구가 회사를 그만두는 문제를 놓고 분명한 입장 차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김소진이 그 자리에서 말한 것은 바로 한 사람의 가장(家長)으로서의 책임이었다. 나는 김소진과는 정반대로 ""그만둘 수 있을 때 그만두는 것이 좋다""라는 의견을 피력했었다. 다른 한 친구는 계속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고. 한 사람의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말하는 그 모습 속에서 나는 뚜렷하게 김소진의 '현실주의'를 느낄 수 있었다. 그 다른 한 친구의 모습을 그린 「아버지의 자리」에서 그는 '어머니'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했었다. ""애비 노릇을 그렇게 허는 게 아니다. 애비라는 게 돈벌이를 고정적으로 해서 처자식을 벌어먹일 국량이 제대로 서야 온전한 애비지. 그 좋은 직장을 부젓가락 쥔 어린애마냥 화들짝 뛰쳐나와서는 제때 어디 한번 식구들이 맘놓고 의료보험증 갖고 병원엘 가보나, 이거 원 이 지경이 되도록 팽개쳐놓는 게 글쎄 시상에 그 잘난 애비 노릇이란 말이냐? 너도 참 딱도 허긴 쯧쯧.""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그 얼마 뒤 이번에는 그가 신문사를 그만두고 이른바 전업작가의 길로 나서야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내가 볼 때 그 길은 그의 '현실주의'에 위배되는 것처럼 보였다. 이번에는 그와 내가 전혀 거꾸로 된 입장을 드러내 보였다. 그는 그만두어야겠다고 하고 나는 그러지 말라고 하고. 마침내 그가 신문사를 그만두고 전업작가의 길에 들어섰을 때 나는 그의 마음속에 내재해 있었을 소설에 '투신'하려는 마음이 얼마나 깊었던 것인지 알게 되었다. 그 즈음의 그의 생활감각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기왕 얘기가 나온 김에 까발리자면 저간의 내 사정이란 이렇다. (……) 근 석 달 동안 내가 집에 벌어다 준 수입은 대략 원천징수액 빼고 칠십사만원쯤이다. 어느 계간 문예지에 오랜만에 실은 단편소설 「그대 늙었을 때」의 원고료 사십팔만여원, 편두통에 잘 듣는 알약 암포르탈로 유명한 삼화제약 사보에 실은 콩트 「이브의 경고」 원고료 십육만여원 그리고 대학 후배가 편집장으로 있는 바둑잡지에 나한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을 소개해주는 글 「수호지로 가던 마음」을 쓰고 받은 구만여원이 고작이다.""(「경복여관에서 꿈꾸기」)""

목차소개

1. 산문
2. 습작 소설 · 시
3. 책글
4. 인물글
5. 대담글

발문/성석제(소설가)
경애로운 벗을 추억하며

작가 연보

출판사 서평

『김소진 전집』을 펴내며 작가 김소진이 우리의 곁을 떠난 지 다섯 해째가 되는 시점에서 그의 전집을 펴낸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그의 흔적들을 한데 모음으로써 그새 풀이 자라고 관목들이 우거진, 그에게로 가는 길을 닦기 위함이다. 생전에 김소진은 네 권의 소설집과 두 권의 장편소설, 각각 한 권의 창작동화와 산문집, 두 권의 짧은 소설집, 그리고 책으로 묶이지 못한 미완성 장편 한 편(『동물원』 - - 96년 겨울호부터 이듬해 봄호까지, 『실천문학』에 2회분 연재)을 남겼다.

김소진의 소설은 고난의 시대를 살아온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절실하고도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그러므로 우리 문학사의 귀중한 자산 목록에 올려져 있다. 습작기부터 그가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쓴 글들을 모은 이 전집이 김소진 문학의 전체적 면모를 조망하는 지도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작가가 다양한 축도와 시선으로 작성한 삶의 지형도를 통해 이 책의 독자들이 인생과 사회를 보다 넓고 깊게 응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이 전집은 모두 여섯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작가의 중단편을 시기별로 재구성하여 세 권으로 묶었다. 새로운 지식인 소설의 탄생으로 평가받았던 그의 초기작으로부터 아버지의 자리를 고통스럽게 확인하는 기억의 서사를 거쳐 새로운 소설적 가능성을 시도했던 후기작들에 이르는 김소진 소설세계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드러내기 위함이다. {장석조네 사람들}은 연작의 형식임을 고려하여 따로 독립시켜 한 권으로 묶었고, 짧은 소설들을 한 권에 담았다. 그리고 작가의 산문, 그 외의 자료들을 또 한 권에 담았다. 매권 끝에는 새로 해설을 달아 김소진 문학의 현재적 의미를 가늠해보고자 하였다. 그리고 전집과는 별도로 김소진의 삶과 문학에 바쳐진 글들을 엮어 가까운 기일 내에 출간할 예정이다.

전집을 펴내는 과정에서 발견된 명백한 오자와 탈자는 바로잡았으나 애매하거나 작가의 고유한 표현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은 그대로 두었다. 그것을 수정할 수 있는 이는 단 한 사람이지만 그를 이곳으로 불러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새로 붙인 해설은 각각 진정석(1권), 류보선(2권), 김만수(3권), 손정수(4권), 성석제(6권-발문)가 맡았다. 김소진의 육성을 기억하는 이들이기에 그의 작품을 말하기가 더욱 조심스러웠으리라 짐작해본다. 그런 그들의 한마디를 더한다.

김소진 소설의 일관된 관심사는 전혀 인공낙원과 무관한 자리에서 삶을 일구어가는, 문명의 주변부를 그야말로 인간적 본성으로 살아가는 존재들이었다. 한마디로 김소진은 언제부턴가 어느 누구에게서도 호명받지 못하던 스러져가는 주변부의 인간 존재에 대한 가장 충실한 서기관이자 대변인이었다. 김소진은 문명과 개념의 개입을 받고 주변부의 인간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통일성(권태와 일탈, 부정과 긍정, 금기와 허용의 변증법적 조화)에 주목하고 이 아름다운 통일성을 거울로 어설픈 개념화와 자연의 수탈로 점철된 문명의 악마적인 속성을 정확하게 비춰낸 작가였으며, 동시에 최첨단의 문화적 삶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한국문학사의 일면적인 성격을 누구보다도 철저하게 비판한 한국문학사의 반성적 거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류보선(문학평론가)

김소진은 정결한 사람이다. 그의 산문은 그의 심성처럼 정결하고 허튼 군더더기가 없으며 경기도 사투리처럼 아름답다. 짧은 소설은 허욕이 없고 속임이 없다. 환한 대낮 토방 앞에 놓여 있는 항아리처럼 무뚝뚝히 명백하다. 사람은 가고 복숭아꽃은 피었다 지고 또 글은 열매와 마른 씨앗처럼 남는다. 나도 남아 있다. 아, 슬프다. 성석제(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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