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란 생산적인 언어로 자신과 현실의 모습을 적확하게 투영하는 거울이다, 그리고 발표된 시나 시집은 전면(全面)과 위아래가 유리로 둘러싸인 대중목욕탕이다.』
시(詩)란 무엇인가?
대중들이 허물없이 들락거리며 자신의 몸을 닦기도 하지만, 발가벗고 들어가는 목욕탕 안처럼 신분과 계층 간의 간극(間隙)이 없이 누구하고나 소통할 수 있는 언어요, 그 언어들의 조합이라고 생각하고, 저자는 시를 위와 같이 정의하였습니다.
지난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정신문화의 아름다운 꽃 한 송이라고 할 수 있는 시(詩)는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대중들과 상당한 거리가 생겼습니다. 그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이 없다면 시는 단지 [그들만을 위한, 그들만의 언어유희]가 될 것입니다. 아니 이미 그렇게 되었다고 봐야할 것이 아닌가 합니다. 시를 접하더라도 여간 머리를 굴리지 않으면 작가의 의도나, 그 안에서 어떤 감상을 느끼기가 쉽지를 않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시를 문학 전문가가 아닌 대중들에게 읽으라고 권유하거나, 읽히기를 원한다면 지나친 욕심이라는 생각입니다. 본 시집에 실린 시들은 단편적 콩트시, 서사적 유형의 시로서 일반의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