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1월 『개벽(開闢)』 7호에 발표된 현진건의 자전적인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어떤 극적인 사건 전개 없이 일상의 사소한 생활 모습을 통해 아내의 헌신적인 내조와 그가 생각하는 내적 욕구를 가난한 무명 작가의 시점에서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 작품 맛보기 어느 비오는 봄밤 책을 뒤적거리는 남편 옆에서 아내가 전당잡힐 물건을 찾는다. 그날 낮에 한성은행에 다니는 얌전한 소시민 T가 방문하여 자기 아내에게 사다줄 새 양산을 자랑하고 K 즉 ‘나’가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여 방랑하다가 정착하기까지 자신의 반생을 회고하는 대목이 교차된다. 다음날 아침 장인의 생신 잔치에 부인과 함께 참석한다. ? 작품 속으로 "여보!" 아내의 떠는 목소리가 바로 내 귀 곁에서 들린다. 핏기 없는 얼굴에 살짝 붉은빛이 돌며 어느결에 내 곁에 바싹 다가앉았더라. "당신도 살 도리를 좀 하셔요." "……" 나는 또 시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번개같이 머리에 번쩍이며 불쾌한 생각이 벌컥 일어난다. 그러나 무어라고 대답할 말이 없이 묵묵히 있었다. "우리도 남과 같이 살아 보아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