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권의 중단편소설집에는 ‘드라마’가 지닌 재미 외에는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
정의권의 소설은 인간 삶의 본질을 과장하지 않고, 성급하게 결론 내리지 않고, 그저 진솔히 그 안을 들여다보게 한다. 소설 속 주인공은 하나같이 비참하고 비루한 일상을 겪어가는 인물들이다. 그런 인물들이 보여주는 저항과 체념, 그리고 해학이 끝도 없이 반복되며 우리들 당대 현실을 그려낸다.
작가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그저 하나만을 바란다고 한다. 우리들 삶은 결코 드라마가 아니다. 우리가 눈뜨고 이상을 품어야 할 곳은 저 먼 곳이 아니라 바로 여기 이 책장 속의 세계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