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생각을 말아야 해. 집을 짓고 싶다면 말이지.”
‘역사’와 ‘문명’과 ‘목물’에 이은 ‘사람’,
그 사람이란 존재의 그러함을 집요하게 파고든
이야기꾼 김진송만의 몹시도 특별한 소설!
우리 근대현대역사를 공부해온 연구자이자, 나무 작업에 매진해온 목수이자, 간간 특유의 기억과 시각을 예리하게 담아낸 글을 써온 소설가로, 다재한 그만의 이력을 다양한 책 안팎에 뻗쳐온 김진송 작가의 첫 소설집 『그가 홀로 집을 짓기 시작했을 때』를 펴낸다. 장편의 긴 호흡으로는 몇 차례 선을 보인 적 있었으니 단편의 짧은 호흡으로는 처음이라 하겠다.
중편 분량의 「서울 사람들이 죄다 미쳐버렸다는 소문이……」를 포함하여 총 10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 이번 소설집은 앞서 그가 발표해온 글들에서처럼 뾰족하고 날카로운 그만의 시선을 기본으로 하되 조금 더 깊고 깊게 내밀해졌다고 해야 할까, 조금 더 넓고 넓게 자유로워졌다고 해야 할까, 읽는 내내 말과 발이 동시에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는 문체와 사유로 말미암아 그만의 서사에 한층 활달해진 입체성이 더해진 듯도 하다. 특히나 묘하게 중독성 있는 그만의 입말 같은 문장들, 정확한 단문의 묘사로 빠른 전개를 이끌어가는 솜씨가 아주 매서운데 그 덕인지 ‘사람’이라는 본성을 적나라하게 파고들어 내보이는 데 있어 나 지금 핀셋 하나 계속 만지작거리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 ‘쥠’의 기분을 느끼게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