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

이무영 | 도서출판 포르투나 | 2020년 07월 1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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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통 못 채셨어요. 그런 눈칠?”
밑도끝도없이 불쑥 말을 하는 것이 아내의 버릇이었다. 그게 무슨 소린가 싶어 돌아다보려니까, 아내는 마구리도 빠진 헌 맥고모자에 모기장을 어깨까지 뒤집어쓰고는 몸이 달아서 왕봉을 찾고 있다. 언제 누가 얘기를 걸었더냐 싶게 소광(巢?) 양 귀퉁이를 엄지와 둘째손가락으로 가벼이 들고 뒤 적인다. 인제 아주 손에 익은 솜씨다. 벌〔蜂[봉]〕들은 자기들만의 세계를 뒤집어놓았다고 끄무레한 날씨 탓도 있기는 하지만 적의 본거지를 발견한 전투기처럼 아내의 머리를 에워싸고 법석이다.
그도 아내의 그런 물음에는 언제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버릇이 되어 있는 터라, 그저 “응?” 코대답을 하고는 날로 파래 가기는 하면 서도 어딘지 아직 여름다운 하늘의 뜬구름을 지칠 줄 모르고 바라다보고 있었다. 우수(雨水) 때부터 물이 못나게 일을 한 농부들도 밭걷이도 대충 끝내고 논물도 빼고서 한숨 돌릴 무렵의 어느 날 오후였다. 하늘도 가을다워 여름의 그 초조해하는 기색이 없다. 그것은 마치 한가로운 소떼들이 끝없는 대초원을 유유히 거닐며 풀을 뜯고 있는 그림에 흰구름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았다.
그는 갑자기 향취 있는 담배 생각이 간절해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손에는 스무 개에 십육전짜리밖에 없었다. 그래도 꿀처럼 달다.
“요 맛이라니…”
아내는 그 소리에 깜짝 놀란 눈치더니 다시 소광으로 눈을 옮기다가,
“아이, 따궈라.”
소리를 친다. 한 방 쐰 모양이다.
“한낮에 봤어야 할걸, 아이그, 아퍼!”
하면서도 열심히 찾더니,
“있어요! 있어! 그러면 그렇지 죽었을 린 없거든.”
하고 왕봉을 알려준다.
그는 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아내는 소초를 한 장 한 장 되집어넣으면서 제 딴에는 아까 이야기의 계속인 듯이,
“남 선생님 요새 좀 수상하잖습니까?”
한다.

저자소개

일제강점기 「제1과 제1장」·「흙의 노예」 등을 저술한 소설가. 본명은 이갑룔이고 이무영은 필명이다.

목차소개

<작가 소개>
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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