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노닷게 정거장엘 드러서 대ㅅ듬 시게부터 바라다보니, 오정이 되기에도 아직 삼십 분이나 남었다. 두 시 오십 분에 떠나는 기차라면 앞으로 느러지게 두 시간은 일즉이 온 셈이다.
밤을 새워 기대려야만 차를 탈 수 있는 요즘 형편으로 본다면 그닥 빨리 온 폭도 아니나, 미리 차표를 부탁해 놨을 뿐 아니라, 대단히 느진 줄로만 알고, 오 분 십 분 이렇게 다름질처 왔기 때문에, 그에겐 어처구니없이 일 즉 온 편이 되고 말었다.
쏠려 지는 시선을 땀띠와 함께 칙면으로 느끼며, 석재(碩宰)는 제풀에 멀─숙 해서 밖으로 나왔다.
아까시아나무 밑에 있는, 낡은 u취에 가 털버덕 자리를 잡고 앉으니까 그제사 홧근하고 더위가 치처오르기 시작하는데, 땀이 퍼붓는 듯, 뚝뚝 떠러진다.
수건으로 훔첫댓자 소용도 없겠고, 이보다도 가만이 앉어 있으니까, 더 숨이 맥혀서 무턱대고 이러나 서성거려 보기라도 해야 할 것 같었으나, 그는 어데가 몹시 유린되어, 이도 후지부지 결단하지 못한 채 무섭게 느껴지는 더위와 한바탕 지긋 ─ 이 씨름을 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목덜미가 욱신거리고 손바닥 발바닥이 모도 얼얼하고 야단이다.
이윽고 그는 숨을 도르키며, 한 시간도 뮈헐 텐데, 어쩐다고 거진 세 시간이나 헷짚어 이 지경이냐고, 생각을 하니 거반 딱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허긴 여게 이유를 들랴면 근사한 이유가 하나 둘이 아니다. 첫재 그가 이 지방으로 “소개”하여 온 것이 최근이었음으로 길이 초행일 뿐 아니라, 본시 시골길엔 곳잘 지음이 헷갈리는 모양인지, 실히 오십니라는 사람도 있었고, 혹은 칠십니는 톡톡이 된다는 사람, 심지어는 거진 백니 길은 되리라는 사람까지 있고 보니 가까우면 놀다갈 셈치고라도 위선 일직암치 떠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