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어머니들이 둘러앉은 자리에서도 제 어머니를 분간하고 기어가 안기는 걸 보면 어린 눈에도 이미 제 어머니의 모습이 뚜렷이 박히는가 보다. 환?진갑을 다 지낸 우리 어머니 머리 세고 주름 잡히고 여윈 우리 어머니 그러나 내 마음 속에 박힌 우리 어머니의 모습은 늙은 어머니가 아니라 스물대여섯 살의 젊은 어머니다. 이마가 시원하고 눈이 크고 입도 좀 큰 편인 젊은 어머니의 손을 잡고 시장이다 일가집이다 어디 없이 졸졸 따라다니던 37 8년 전 그때의 그 따뜻하고 보드랍던 그 손길! 인제는 그 손을 잡아 볼 일조차 없다. 나이를 먹을수록 어머니와 점점 멀어지고 그러다가 아주 헤어져야 하는 슬픈 운명의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