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생으로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서울 촌놈으로 살았다. 지금은 제주도에 산다.
어린 시절, 팽이 돌릴 때와 문방구 앞에서 오락을 할 때를 빼고 언제나 주변에 여자가 있었다. 나보다 많이 여자를 만나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용실집 아들들은 빼고. 난 분에 넘치는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그리하여 난 누가 불러도 대답 없는 거만한 아이가 되었다.
그 아이는 ‘100년 동안 썩지 않는 시체’ ‘머리 잘린 아이를 업고 다니는 여인’ ‘야밤에 가축의 피를 빠는 괴생명체’ 같은 황당하고 소름 돋는 이야기들을 두루 섭렵한 후, 대학에서 대뜸 법학을 전공하였다. 최선을 다해 중위권의 성적으로 졸업했다. 법 공부는 끔찍했지만, 얻은 것이 많았다.
직업을 선택할 시기가 왔지만 별로 하고 싶은 게 없었다. 구직 준비를 그만두고 여러 해를 방황하였다. 몇 가지 기준을 정한 후 그에 맞는 일을 찾았다. 그 기준들 중 두 개는 이거다. ‘남을 돕고 싶다.’ ‘눈앞에 보여야 한다.’ 행운이 따라 내가 만족하는 훌륭한 직장을 잡게 되었다.
사회생활을 하던 중 점점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꿈틀댔다. 재밌는 영화를 보아도 꿈틀대고, 넘길 맛 나는 책을 보아도 꿈틀대고, 누가 날 즐겁게 하거나 화나게 해도 꿈틀대고, 그냥 담배 피다가도 꿈틀댔다. 난 글을 써야 했다.
이건 운명은 아니고 예정된 수순인 듯하다. 받은 사랑을 모두 돌려줄 것이다. 내가 쓴 글을 보고 누군가가 재미와 감동을 느낀다면 그만큼 행복한 일이 없을 것이다.
끝으로 한마디하자면, 난 고양이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