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 도서출판 포르투나 | 2020년 08월 31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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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아버지가 형님에게 칼을 던진 것이 정통을 때렸으면 그자리에 엎어질 것을 요행 뜻밖에 몸을 비켜서 땅에 떨어질 제 나는 다르르 떨었다. 이것이 십 오 성상을 지난 묵은 기억이다마는 그 인상은 언제나 나의 가슴에 새로왔다. 내가 슬플 때, 고적할 때, 제일 처음 나의 몸을 쏘아드는 화살이 이것이다. 이제로는 과거의 일이나 열 살이 채 못된 어린 몸으로 목도하였을 제, 나는 그 얼마나 간담을 졸였던가. 말뚝같이 그 옆에 서 있던 나는 이내 울음을 터치고 말았다. 극도의 놀람과 아울러 애원을 표현하기에 나의 재쭈는 거기에서 넘지 못하였던 까탁이다.
부자간의 고롭지 못한 이 분쟁이 발생하길 아버지의 허물인지 흑은 형님의 죄인지 나는 그것을 모른다.
그리고 알려 하지도 않았다. 한갓 짐작하는 건 형님이 난봉을 부렸고 아버지는 그 비용을 담당하고도 터 보이지 않을 만치 재산을 가졌건만 한 푼도 선심치 않았다. 우리 아버지, 그는 뚝뚝한 수전노이었다. 또한 당대에 수십만 원을 이룩한 금만가이었다. 자기의 사후 얼마 못되어 그 재산이 맏아들 손에 탕진될 줄을 그도 대중은 하였으련만 생존시에는 한 푼을 아끼었다. 제가 몬 돈 저 못 쓴다는 말이 이걸 이름이리라.
그는 형님의 생활비도 안 댈뿐더러 갈아 마실 듯이 미워하였다. 심지어 자기 눈앞에도 보이지 말라는 엄명까지 내리었다. 아들이라곤 그에게 둘이 있을 뿐이었다. 형님과 나, 하나 나는 차자이고 그의 맏아들, 형님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아버지는 애지중지하던 우리 어머터를 잃고는 터져오르는 심화를 뚝기로 누르며 어린 자식들을 흩손으로 길러 오던 바 불행히도 떼치지 못할 신병으로 말미암아 몸져누운 신세이었다.
그는 가끔 나를 품에 안고는 에 미를 잃은 자식 이라고 눈물을 뿌리다가는 「느 형님은 대리를 꺾어 놀 놈이야」하며 역정을 내곤 하였다. 어버이의 권위로 형님을 구박은 하였으나 속으로야 그리 좋을리 없었다.
이 병이 낫도록 고수련만 잘하면 회복 후 토지를 얼마 주리라는 언약을 앞두고 나의 팔촌형을 임시 양자로 데려온 그것만으로도 평온을 잃은 그의 심사를 알기에 족하리라. 친구들은 그를 대하여 자식을 박대함은 노후의 설움을 사는 것이라고 간곡히 충고하였으나 그의 태도는 여일 꼿꼿하였다. 다만 그 대답으로는 옆에 앉았는 나의 얼굴을 이윽히 바라보며 고소하는 것이었다.
나는 왜떡 사먹을 돈이나 주려는가 하여 맥모르고 마주보고 웃어 주었으나, 좀 영리하였던들 이자식은 르면 나의 뒤를 받들어주려니 하는 그의 애소임을 선뜻 알았으리라.
효자와 불효를 동일시하는 나의 관념의 모순도 이때 생긴 것이었다. 형넘이 아마지의 속을 색였다고 그가 애초부터 망골은 아니다. 남 따르지 못할 만치 지팍히 효성스러웠다. 아버지에겐 토지가 많았다. 여기저기 사면에 흩어진 전답을 답품하랴 추수를 하랴 하려면 그 노력이 적잖이 드는 것이었다. 병에 자유를 잃은 아버지는 모든 수고를 형넘에게 맡기었다. 그리고 형님은 그의 뜻을 받들어 낙자 없이 일을 행하였다. 물론 이삼백 리치 걸어가 달포씩이나 고생을 하며 알뜰히 가을하여 온들 보수의 돈 한푼 여벌로 생기는건 아니었다. 아버지는 아들과 마주앉아 추수기를 대조하여 제대로 셈을 따질 만치 엄격하였던 까닭이다.

저자소개

소설가
1908년 서울 출생
1937년 폐결핵으로 요절

주요 작품으로는 데뷔작인 『소낙비』를 비롯해 『노다지』, 『봄봄』, 『동백꽃』, 『따라지』 등의 단편소설이 있다.

목차소개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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