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이 흥사단우를 고르는 표준은 두 가지 있었다. 첫째는 거짓이 없는 사람, 둘째는 조화성(調和性) 있는 사람이었다. 조화성이라 함은 단체 생활을 가능케 하는 성질이다. 너무 자기에 고집하고 규각(圭角)이 심한 사람은 단체 생활에 늘 말썽을 일으키기 때문이었다.
『거짓이 있는 사람, 규각을 세우는 사람이라도 한 가지 기술과 한 가지 능력이 있거든 받아서 수양을 시키면 좋지 아니하냐?』
하는 이론에 대하여서 도산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금주 동맹(禁酒同盟)은 술을 아니 먹는 사람들이 모임으로 성공하는 것이 다.』
고. 이것은 미국의 금주 운동이 카톨릭 신부로부터 시작한 것을 가리킴이었다.
거짓 없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큰 단결을 이루면 그것이 거짓을 박멸하는 큰 힘을 내인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도산은 흥사단우를 고를 때에 사회의 명서학식·수완 같은 것은 둘째로 여겼다. 「진실한 사람」이것이 첫 조건이었다. 학식이나 수완이 나라를 광복하고 민족을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진실만이 능히 한다고 도산은 믿은 것이었다. 그러나 명성·학식·수완이 있고 진실하면 금상 첨화(錦上添花)지마는 도산이 보기에 우리나라의 학식가·수완가는 반드시 진실을 존중하는 이가 아니었다. 소위 임기웅변(臨機雄辯)과 권모술수(權謀術數)를 진실보다 소중히 여기는 이가 많았다.
도산은 이것을 슬퍼하였다. 왜 그런고 하면, 이 때문에 지도자끼리나 또는 지도자와 민중이 서로 믿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학식은 배울 수도 있고 남에게 빌 수도 있고, 수완도 없으면 부족한 대로 하여 나갈 수가 있었다.
도산은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서 영웅 호걸보다도 진실한 사람을 구하였다. 철두철미 거짓을 벗고 오직 참으로만 나가는 사람이야말로 나라를 구원하고 백성을 건지는 민족적 영우이라고 도산은 생각하였다.
... 책 속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