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제오

이광수 | 도서출판 포르투나 | 2020년 09월 09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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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금년 겨울은 도무지 춥지 않다 하던 어떤 날, 갑자기 추위가 왔다. 소한 추위다. 어저께는 하얗게 눈이 덮인 위에 그렇게도 날이 따뜻하더니, 봄날과도 같더니, 인왕산에 아지랑이도 보일 만하더니,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고 다만 젖빛으로 뽀얀 것이 있을 뿐이더니, 초저녁에도 별들이 약간 물을 먹었길래로 철그른 비나 오지 아니할까 하였더니, 자다가 밤중에 갑자기 몸이 춥길래 잠이 깨어서 기온이 갑자기 내려간 것을 보고 놀래었더니, 이튿날 신문에 보니 영화 십 칠도라는 금년 들어서는 첫 추위었다.

아침에 일어나 유리창가에 국화 잎사귀 같은, 잎 떨린 고목 같은 성에로 매닥질을 하였다.

『어 추워!』

길가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창으로 들렸다.

기압이나 기온이나 변하면 아픔이 더하는 아내의 관절염이 밤새에 더하지나 아니한가 하고 걱정이 되고, 감기 뒤끝에 아직 개운치를 못하여서 기침을 쿨룩쿨룩하는 어린것들의 일이 근심이 되어서, 아직도 이불 속에 파묻혀 있는 세 아이의 머리와 손을 만져 보았다. 한 아이는 암만해도 삼십칠 도는 넘을 것 같아서 한 번 한숨을 쉬었다.

『아침 불 좀 많이 때시오.』

나는 안을 향하고 소리를 쳤다. 아내는 입원하고 안주인 없는 가정에 늙은 식모 둘이 있을 뿐이다.

『예. 몇 덩이나 더 넣어유?』

충남 사투리 쓰는 어리숭한 식모는 지금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는 한 아궁이에 장작 몇 개비, 이공탄 몇 덩이 넣으라 하면 날이 춥거나 덥거나 꼭 그대로만 넣는 사람이다.

저자소개

국적 대한민국
출생-사망 1892년 3월 4일 - 1950년 10월 25일
학력 1919년 와세다대학교 철학
1910년 메이지가쿠인대학교 중학
경력 1939년 조선문인협회 회장
1933년 조선일보 부사장
동아일보 편집국 국장
데뷔 1917년 매일신보 소설 '무정'

목차소개

<저자에 대해>
난제오(亂啼烏)
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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