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1318 문고 시리즈 94권. 제12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스페인어로 ‘세상 어딘가’를 의미하는 제목처럼 아홉 편의 다채로운 단편이 실려 있다. 최상희 작가는 청소년소설에 등장하는 반복적인 일상을 뛰어넘어, 그 어떤 작품에서도 만나지 못했던 삶의 풍경을 담아낸다. 살면서 겪어 나가는 사랑, 그리움, 행복, 연민, 상실과 기억이 이야기마다 촘촘히 들어서 있다.
작가는 청소년소설에 등장하는 반복적인 일상의 동선을 폴짝 뛰어넘어, 이야기 공간을 무한히 확장해 간다. 여행 작가이기도 한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뿐 아니라 이탈리아, 프랑스, 인도, 영국, 호주 등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그려 낸 것이다.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아이들이지만, 그 어떤 작품에서도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삶의 풍경이다.
지구 반대편, 세상 어딘가를 떠도는 누군가의 이야기지만 어쩌면 이것은 나와 너,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한 편 한 편 읽는 동안 우리는 여행하듯 꿈꾸듯 묘한 기분에 젖어 들고, 잊고 있던 기억과 마주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세상을 향한 작가의 깊이 있는 통찰은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문장 속에서 진한 울림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