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스물다섯의 나이에 <합체>로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등단한 박지리의 세 번째 작품이자 첫 일반소설. 젊은 스물아홉 살의 작가가 쓴 작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해방 전후부터 지금까지의 우리 사회를 고농축, 고밀도로 집적해 유머와 풍자로 버무린 새로운 풍속소설이다.
양춘단이 대학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2009년부터 4년에 걸친 시간을 한 축으로 한 이 작품은 또 다른 축으로는 양춘단을 중심으로 남편 김영일,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된 부모 양호익, 정순규와 차남 김종찬과 며느리 문유정 3대에 걸친 가족사, 더 나아가서는 춘단의 손주, 손녀 이야기까지로 이어진다.
양춘단이 대학에서 관계 맺는 사람들과 대학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은 비루하고 치졸하게, 때로는 세상과 한판 붙으면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무명씨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은 우리 사회의 정교한 축소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