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문

김내성 | 도서출판 포르투나 | 2020년 10월 08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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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그림자’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지던 무서운 도적이 서울 장안에 나타나서 한 개의 커-다란 흥분을 시민들에게 던져준 것은 지금으로부터 삼 년 전? 그 때도 요즈음처럼 종로 네 거리의 아스팔트가 엿 녹듯이 녹아 나가던 팔 월 중순, 뜨거운 태양이 바로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불타듯이 이글이글 내려 쪼이던 무더운 삼복더위였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그림자는 실로 기상천외한 재주를 가진 도적이었다. 누군가 그를 가리켜 그림자라고 불렀는지 영예스러운 이름을 조금도 훼손치 않으리만큼 신출귀몰한 재주를 가지고 그야말로 그림자처럼 나타나서 그림자처럼 사라지곤 하였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자신도 역시 그림자라고 불리는 것을 결코 불명예라고는 생각지 않음인지, 그는 협박장 맨 끝에는 반드시 “너희들이 그림자라고 부르는 사나이로부터?.” 라고 서명이 박혀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가 사실 사내인지 여자인지사람인지 귀신인지? 누구 하나 그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시커먼 그림자가 바람처럼 나타났다 바람처럼 사라지곤 하는 사실만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림자는 반드시 타이프라이터로 박은 편지로 미리 예통을 한 후에야 나타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그림자는 아무 날 아무 시 아무 장소에 나타나서 무엇 무엇을 가져가겠다고 꼭 통지를 하는 법이었다. 아무리 경비를 엄중히 하여도 그날 그시 정각만 되면 그림자가 가져가겠다던 물건은 감쪽같이 없어지곤 하였다. 그것은 실로 요술사와 같은 무서운 재주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저자소개

호는 아인(雅人). 평안남도 대동 출신. 아버지 김영한(金榮漢)과 어머니 강신선(康信仙)과의 3남4녀 중 2남이다. 어려서는 엄격한 아버지에 의하여 한문을 수학하였고, 강남보통학교 재학 중에 결혼한 뒤 평양공립고등보통학교로 진학하였다.

문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여 시와 소설 등을 열심히 읽는 한편, 『서광(曙光)』 동인으로 동요·시·소설 등을 발표하였다. 이 무렵부터 탐정소설을 탐독하기 시작하였고, 평양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기 1년 전에 조혼의 아내와 이혼하였다.

1931년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 제2고등학원 문과를 거쳐 동대학 독법과(獨法科)에 입학하여 한때 변호사가 되고자 하였으나 결국 문학 쪽을 택하였다. 이론적이고도 체계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법률공부가 후일 탐정소설가로서의 그에게 많은 도움을 준듯하다.

1936년 졸업과 동시에 귀국, 김영순(金泳順)과 재혼하고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하면서 조선일보사에 입사하였으나, 1941년에 직장을 화신상회(和信商會)로 옮겼다. 광복 후에도 계속 작품활동을 하였으며, 『경향신문』에 「실낙원(失樂園)의 별」(1956.6.∼1957.2.)을 연재하던 도중 뇌일혈로 작고하였다.

그는 재학 중이던 1935년 일본의 탐정소설 전문지인 『프로필』에 「타원형의 거울」과 「탐정소설가의 살인」을, 『모던 일본(日本)』지에 「연문기담(戀文綺譚)」을 각각 투고하여 당선됨으로써 탐정소설가로 데뷔하게 되었다.

귀국한 후에도 계속해서 『조선일보』에 「가상범인(假想犯人)」·「마인(魔人)」, 『소년』에 「백가면(白假面)」, 등을 발표하여, 우리나라 유일의 탐정소설가로서의 지위를 확보하였다.

그러나 광복이 되자 여성문제를 다룬 「행복의 위치」(1946)와 애정문제 및 인생문제를 다룬 「인생안내(人生案內)」(1946)·「청춘극장(靑春劇場)」(1949) 등을 발표하여, 지금까지의 탐정소설적 경향을 벗어나 본격적인 대중소설을 개척하고자 노력하였다.

그는 특히 사건구조의 치밀성과 인생문제를 대중적 관심에서 이끌어가는 탁월한 솜씨 때문에 대중작가로서 성공을 거두었다. 그에 의하면, 통속성과 대중성은 구별되어야 하는바, 통속성은 배척되어 마땅하지만 대중성은 소설적인 문학성으로서 중요시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이러한 주장은 일본의 중간소설에 영향받고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 의도로 보여진다. 이처럼 우리나라 문학의 폭넓은 전개를 위해 그가 시도하고 주장했던 탐정소설이나 본격적인 대중소설이라는 분야는 깊이 논의되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순수문학 선호경향이 짙은 문단풍토에 의해 아직도 소외된 위치에 놓여 있다.

그 밖의 작품으로 「살인예술가(殺人藝術家)」(1938.3.∼5.)·「백(白)과 홍(紅)」(1938.9.)·「유곡지(幽谷誌)」(1946)·「인생화보(人生?報)」(1953)·「애인(愛人)」(1954)·「사상의 장미」(1956) 등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김내성 [金來成]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목차소개

1. 괴도(怪盜)그림자

2. 세 사람의 구혼자(求婚者)

3. 불길(不?)한 예감(豫感)

4. 무명(無名)의 편지

5. 무서운 협박장(脅迫狀)

6. 정각 십이 시(正刻十二時)

7. 목적은 달했다.(目的은 達했다)

8. 애인을 위하여(愛人을 爲하여)

9. 어둠속의 그림자

10. 그림자의 정체(正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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