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쁜 악마

이익상 | 도서출판 포르투나 | 2020년 10월 21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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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N병원 환자 대합실에는 얼굴빛이 유난히 핼쑥한 환자 육칠 명이 걸상에 앉았다. 명수는 C의 곁에 앉았다. 이 대합실 안에서 명수의 얼굴이 제일 생기가 있었다. 여러 사람은 명수와 C를 번갈아 보며 이상스럽게 여기는 빛을 나타내었다. 명수는 확실히 이 병원에 여러 환자들과 같이 앉을 자격이 없었다. 이 N병원은 호흡기병을 전문으로 보는 일본 사람이 경영하는 곳이었다. 이 병원 오는 환자는 대개 폐병 환자나 늑막염 환자, 또는 다른 결핵성을 가진 환자들이었다. 그리하여 그 가운데에는 폐병이 삼기에나 가까운 듯한 눈이 움푹 들어가고, 광대뼈가 나온 환자도 이삼 인 보였다. 그들은 기침을 할 때마다 수건을 입에 대기는 하였으나, 그의 비말(飛沫)이 명수의 코와 입으로 들어오는 듯하였다. 그의 신경은 대단 날카로워졌다. 결핵균이 자기 폐에 방금 집을 짓는 것처럼 조마조마한 생각이 났다. 거기에 앉았기가 자못 불안심되었다. 곧 밖으로 뛰어나오고 싶었다. 그러나 C가 곁에 앉아 있다. 혼자 나오기는 민망하였다.
이러한 동안에 명수의 머리는 띵하여졌다. 그리고 정신이 흐릿하여지는 듯하였다. 대합실 안은 벽을 바른 빛이라든지, 또는 기구라든지 모두 단정하였다. 그리고 방 한 켠에는 와사(瓦斯)난로가 소리를 부옥 지르며 보기 좋게 타오르고 있었다. 파란 불길이 골탄을 빨갛게 태두며 호듯한 기운을 한없이 내뿜었다. 명수는 한참 동안이나 타오른 불꽃을 바라보았다. C도 불유쾌한 듯 명수의 소매를 잡아끌며 바깥으로 나가자 한다.
명수는 C를 앞에 세우고 병원 낭하로 나왔다. 흰옷 입은 간호부와 병원 사무원들이 슬리퍼를 따각 끌고 왔다 갔다 하였다. 두 사람은 한편 구석에 서서 바깥으로 뜰을 바라보았다.
한참 있다가 일본말로 C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었다. 명수는 그 소리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 간호부가 종이를 들고,
“C가 누구십니까? 이리 오세요.”한다.
C는 그 부르는 곳으로 갔다. 그곳은 진찰실이었다. 그 방에도 난로가 보기 좋게 타고 있었다. 그리고 방 한편 구석에는 병풍을 쳤었다.
“체중을 달아보게 이리 오세요.”
명수는 통역을 하였다.
간호부는 속옷만 입고, 겉옷을 다 벗어 달아보라 하였다.
C의 얼굴에는 부끄러운 빛이 나타났다. 그리하여 주저주저하였다.

...책 속에서...

저자소개

1895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으며 일본대학 신문과를 졸업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의 기자를 거쳐 『동아일보』 학예부장, 『매일신보』 편집국장?이사 등을 역임했다. 일본 유학시절 조선고학생동우회 활동에 참가하였고, 파스큘라 동인, 카프의 발기인이었다. 1921년 5월 『개벽』에 「예술적 양심을 결여한 우리 문단」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광란」(1925), 「흙의 세례」(1925), 「쫓기어 가는 이들」(1926) 등이 있다.

목차소개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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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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