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실어온 발복

윤백남 | 도서출판 포르투나 | 2020년 12월 04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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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정조(正祖)가 할아버지 영조(英祖)의 대통을 이어 등극한 이래, 주소를 불문하고 머리에 왕래하는 것은 아버지 사도세자(思悼世子)가 할아버지의 곡해를 입어 인륜상 처참지극한 죽음을 당한 비통한 사실이거니와 동시에 당신의 고모님 화평옹주(和平翁主)가 매사에 동생을 옹호하여 아버지 영조의 노염을 풀기에 지극한 노력을 하였고 아버지 사도세자도 누님을 하늘 아래에는 더 없는 사람으로 사모하고 의지하여 내 지하에 간들 어이 누님의 은의를 잊겠는가 하는 말을 항시 해왔다.
그런 사정을 잘 아는지라 정조는 원통히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할 때마다 아버지를 극력 수호해준 고모님을 고맙게 생각하여 고모님의 남편 박명원(朴明源)에 대해서도 특별한 신임을 해왔다.
누구의 말이거나 그 말이 옳으면, 그것을 배척하는 속 좁은 임금은 아니었다 할지라도 고모님이나 그의 남편 고모부 ── 박금성위 말이라면 신중히 취급하고 어지간하면 거역치 않고 가납하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남에게 하지 못할 정담도 고모에게는 하였고 고모부의 보필을 받아 오는 터이었다.
박명원은 인격이 고아한 사람이라 비록 임금의 신임이 특히 두터울지라도 그 권세를 남용해서 남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은 아니었다. 일편단심으로 임금을 보필해서 왕가의 번영을 도모하기에 충실하였다.
그러므로 남의 부러워함은 받을지언정 미움은 받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척신의 한 사람으로 덕망이 높았다.
그러나 여기에 한사람 임금의 두터운 신임, 다시 더 형용하면 절대적인 신임을 아끼지 아니하는 벼슬아치 하나가 있었으니 그는 홍낙춘의 아들 홍국영(洪國榮)이다.
그러나 홍은 박명원과 같은 인격자는 아니었다. 그 권세를 남용하며 여러 사람에게 원망을 사고 횡포 무쌍한 처사는 물론을 일으키었다.
그러나 언제나 상감은 눈을 감고 그를 용서하는 것이었다.
일찌기 상감이 세손(世孫) ─ 뒤를 이을 손자)으로 있어서 극도의 신경질을 지니고 있는 할아버지 영조의 뜻을 받들고 있을지음 자칫하면 세손의 지위에서 떨어질 뿐 아니라 생명까지도 위험할번한 일을 홍국영의 예민한 돈지로서 무사히 면하게 되자 세손은 그 공훈에 감격하여 「내 다음날 보위에 오른 후에는 그대가 설혹 반역의 대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그대를 살리리라.」
하는 수서(手書)까지 써 준 일이 있었다.
그것을 생각하고 상감은 홍국영의 여하한 죄과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었다.
이야기는 상감(정조)의 세손 시대로 돌아간다.

저자소개

일제강점기 희곡집 『운명』을 저술한 작가. 극작가, 소설가, 영화감독.

목차소개

<작가 소개>
장마가 실어온 발복
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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