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아침 아마 여덟시는 되었을까 어쨌든 그러한 시각이었다. 전에 같으면 이맘때이면 벌써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밥상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시각이언만 어제 종일 돌아다닌 것이 몸에 마치었던 모양인지 그때까지 나는 잠을 깨지 못하고 있다가 아내의 부르는 소리에야 겨우 눈이 틔었다.
“여보! 어서 일어나서 밖에 좀 나가 보세요"
아내는 무슨 민망한 일이 있는 듯이 미닫이를 방싯이 열고 말끝을 비빈다.
전에 같으면 어서 일어나서 상을 받으라고 할 것인데 밖에를 나가보라는 것이 이상한 말이다.
“왜 그래 밖엔?"
하고 나는 이불을 젖히고 일어났다.
“아니 아까 난 일어나기두 전에 덕순 어머니가 부스럭거리구 일어나 나왔는데 어딜 갔는지 봐지를 않아요.”
아내는 이상도 한 일이라는 듯이 눈을 약간 크게 뜬다.